경제·금융

[로펌 CEO들의 '리얼토크'] <4> 우창록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

"서비스 質 높이기 위해선 뭐든 한다"<br>■ 대형화·해외진출등 잇단 추진<br> "국내 로펌 CEO중 가장 탁월" 경쟁회사들도 경영능력 인정<br>■ 말수적은 전형적 경상도 스타일<br> 공부만 잘하는 인력은 안뽑아 행복한 직장 만드는게 내 역할"



[로펌 CEO들의 '리얼토크'] 우창록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 "서비스 質 높이기 위해선 뭐든 한다"■ 대형화·해외진출등 잇단 추진 "국내 로펌 CEO중 가장 탁월" 경쟁회사들도 경영능력 인정■ 말수적은 전형적 경상도 스타일 공부만 잘하는 인력은 안뽑아 행복한 직장 만드는게 내 역할" 김홍길기자 what@sed.co.kr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국내 로펌CEO 가운데 가장 탁월한 CEO다.” 법무법인 율촌의 우창록 대표변호사는 매우 드물게 경쟁 로펌으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치열한 경쟁으로 로펌간 인심이 각박해 지고 있지만, 우 대표에 대한 타 로펌의 평가는 굉장히 호의적이다. 그만큼 우 대표의 경영능력을 인정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우 대표는 만나보니 말수 적은 전형적인 ‘경상도 스타일’이다. 그에게 딱 맞는 유머가 있다. ‘경상도 남자’ 이야기다. 경상도 남자는 하루에 딱 세 마디만 한다고 한다. “아는(아기는)?”, “밥 묵자(밥먹자)”, 그리고 “자자”. 그는 “와이프는 과거 연애시절부터 자잘한 것까지 잘 기억해 내는데, 나는 감수성이 없는지, 영 그런데 익숙하지 않다. 전형적인 경상도 스타일이라 그런 것 같다”며 이해를 구했다. ◇ "고객위해 뭐든 한다" 말수 적은 우 대표도 로펌 경영에 대해서는 말문이 터졌다. 과거 연애시절은 잘 기억하지 못해도, 경영전략ㆍ인재관ㆍ비전 등에 대해서는 열변을 토했다. 손동작도 커졌다. 그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M&A를 통한 대형화도, 해외진출도 모두 “고객을 위해 필요하다면 한다”는 기조다. 실제 율촌은 베트남 진출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국내 로펌들이 앞다퉈 해외에 진출한다고 하지만,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 대표는 단박에 결정을 내렸다. ‘현지 진출 국내 기업들을 밀착 지원하려면 지점 설립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8월 베트남 호치민에 전격적으로 지점을 오픈했다. 우 대표는 “사실 현지보다 국내 본사에서 처리하는 업무량이 많다”며 “그러나 현지 기업을 제대로 서포트 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맥락이지만, 율촌의 대형화도 고객을 위해 필요하면 하는 것이지 내실 없이 덩치만 키우는 것 자체는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라고 한다. 우 대표는 “규모를 얼마나 키울 것인지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 규모가 조금씩 커질 것은 사실이지만 고객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한 정도가 될 것”이라고 솔직히 답했다. ◇ 짧게는 아시아 1위, 길게는 세계 1위 우 대표는 ‘율촌이 업계 몇 위쯤 하냐’는 질문에 “무엇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며 “변호사 수 기준으로는 6위 정도이지만, 부문별 서비스 능력을 따지면 ‘종합 2위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대표는 “현재 조세ㆍ공정거래는 객관적으로도 1위다. M&A 등 기업자문이나 송무, 지적재산권 부문도 단독 1위는 아니라도 공동 1위군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3, 5년 지나면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권에서 퀄러티(질적인)면에서 1위권으로, 더 나아가서는 세계에서도 1위권에 들어가야 하지 않겠냐”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 좋은 인재 고르는 재미 쏠쏠 우 대표는 인재를 고를 때 여러 가지를 본다. 우 대표가 독단적으로 뽑는 것은 아니지만, 면접을 몇몇 파트너 변호사들과 함께 진행한다. 우 대표의 기준은 이렇다. 예를 들면 봉사하는 마음이 있는지, 정의감이 있는지, 창의적인지. 그리고 법률가로서의 소양이 충분한지, 성실한지, 신의가 있는지, 개인플레이 보다 협업을 잘 할 수 있는지 등등. 거의 만능 엔터테이너를 뽑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절대 공부만 잘하는 인재를 뽑진 않는다”고 우 대표는 귀띔했다. 우 대표는 “좋은 인재를 데려오기 위해 율촌의 비전도 말해주고, 여러 번 만나 술도 먹으면서 공을 들이고 있다”며 “성적은 나쁘더라도 능력이 좋은 사람이 있는데, 그런 사람을 발굴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 진로 바꿔준 담임 선생님 우 대표는 초등학교 시절 ‘검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었던 적이 있지만, 가난 때문에 일찌감치 공장에 취직해 돈을 벌어야 겠다는 생각이었다. 우 대표는 “초등학교 2학년 때 ‘검사가 되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 여자 담임 선생님이 유행하던 영화 ‘검사와 여선생’ 줄거리를 이야기로 들려줬는데, 영화를 직접 보진 않았지만, 당시 나에게 검사는 정의의 화신이었고, 나도 꼭 (검사가) 돼야 겠다고 생각했다.”며 그 때를 떠올렸다. 그러나 우 대표 집은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를 세 번이나 옮겨 다녀야 했다. 1, 2학년 때. 3학년 때. 그리고 4~6학년 때 등 세 번이다. 우 대표는 “검사할 생각은 있었지만, 가난 때문에 졸업하면 공장에 취직이나 해야 겠다는 생각이 없지 않았다. 그래서 방과후 책을 펴본 기억이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5학년 2학기 때 새로 온 담임인 김중현 선생님은 그의 운명을 180도로 확 바꿔 놓았다. 김 선생님은 우 대표를 유심히 보고는, 상급 학교에 진학시키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다. 특별수업도 해 주고, 수업이 끝나면 자전거 타고 경주 시내 각 중학교를 돌며 입학제도나 장학제도 등을 파악해 우 대표가 학비를 내지 않고도 다닐 수 있는 학교를 찾아내 권유했다. 그리고는 우 대표 부모를 불러 “창록이는 공부를 시키면 잘 할 수 있는 아이”라며 설득해 결국 동의를 얻어냈다. 우 대표는 “김 선생님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다. 나에게 꿈을 키워 주신 분이셨다”고 회고했다. ◇ "행복한 직장 만드는 게 CEO의 역할" 우 대표는 “모든 사람이 즐겁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CEO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리더십, 비전제시, 이런 것보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쟁 로펌이 우 대표가 있는 율촌을 부러워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 넉넉한 우 대표지만, 싫은 직원도 있다. 그는 “이기적인 사람”을 싫어한다고 한다. “아무리 똑똑해도 이기적이고 주변을 배려 못하면 조직에 도움이 못 된다”는 게 우 대표의 지론이다. 우 대표는 세법학회 회장, 기독교윤리실천위원회 이사장, 학교법인 이화학당 이사 등 대외 공식직함만 10여개가 넘는다. 선천적으로 호기심이 많고 적극적이다 보니 인간관계도 매우 넓은 편이라는 우 대표의 설명이다. 우 대표는 주말 골퍼이지만, 지난 해 6월14일 율촌 파트너변호사와 함께 라운딩하면서 홀인원을 기록했다고 한다. ‘홀인원 하면 3년 재수가 있다는데’라고 묻자 “그 후 이쁜 외손녀를 얻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겉으로는 멋이 없는 남자, 우 대표. 특별히 잘 부르는 노래도 없다고 한다. 찬송가 정도가 고작”이라고 스스로 밝힐 정도다. 하지만 “개인도 성장하고 나라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남들을 돕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변호사라면 율촌의 문을 두드리라”는 우 대표의 말에는 강한 뚝심과 신뢰가 확 느껴졌다. ■ 법무법인 '율촌'은?조세·공정거래 분야 국내최고 인재 포진 법무법인 율촌은 우창록 대표변호사가 1997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함께 일하던 강희철 변호사, 법무법인 우방에서 일하던 윤세리 변호사, 아시아합동법률사무소에서 활동하던 한봉희 변호사 등과 함께 설립했다. 율촌의 최대 강점은 조세 및 공정거래 분야. 법조계 각 분야의 최고 실력자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먼저 공정거래 분야에서 국내 최고 실력자로 꼽히는 윤세리 변호사는 공정거래 및 M&A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외국의 저명한 법률 전문 잡지인 'Who's Who Legal, Global Competition Review'에서 한국의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회사법 분야를 이끄는 강희철 변호사는 M&A, 증권법 등 회사법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적인 해법을 도출하며 역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율촌의 세무 그룹을 이끌고 있는 소순무 변호사는 법원 재직 중 법원에서 몇 안 되는 조세분야 전문가로 명성을 떨쳤으며 대법원 재판연구관 조세팀 팀장을 역임하다가 율촌에 합류했다. 현재 재정경제부 세제실 고문변호사, 국세청 법령해석심의위원, 서울지방국세청의 고문변호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송무 그룹의 윤용섭 변호사는 판사 출신으로 1999년 율촌에 합류해 율촌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송무 그룹을 강화시키는데 탁월한 역량을 보이며 국내 송무 전문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 우창록 대표 변호사 약력 1953 경북 경주 출생 1970 경주문화고 졸업 1974 서울대 법대 졸업, 제16회 사법시험 합격 1976· 사법연수원 제6기 수료 · 1983 미국 워싱턴대 법학대학원 법학석사 1984·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법학대학원, 객원연구원 1979~1992·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1992~1994 변호사 우창록 법률사무소 1994~1997· 율촌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1997 법무법인 율촌 설립 1999~ 재경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1999~2003 조세연구원 자문위원 2000~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2001~2004 서울대학교 법학 편집위원 1997~ 학교법인 이화학당 이사 1998~· 재단법인 한민족복지재단 이사 1998~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 감사 2006~ 한국세법학회 회장 입력시간 : 2007/12/1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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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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