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기 신도시 가운데 산본신도시의 아파트 가격이 2년4개월 만에 처음으로 심리적인 지지선인 3.3㎡당 1,00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20일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가 일산ㆍ분당ㆍ평촌ㆍ산본ㆍ중동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5곳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추이를 조사한 결과 산본은 3.3㎡당 997만원으로 지난 2006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산본 지역은 수도권 1기 신도시 아파트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던 2006년 11월 처음으로 3.3㎡당 1,000만원을 넘어선 후 지난해 9월 3.3㎡당 1,109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미국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전세계적인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한파가 불어 닥치면서 하락세로 반전했으며 올 들어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아파트별로 보면 지난 1년 동안 매매가격이 1억원 이상 떨어진 곳도 많다. 산본동 백두 극동아파트 139㎡의 평균 매매가는 1억2,500만원 하락했으며 산본동 수리한양아파트 152㎡는 평균 1억3,500만원 떨어졌다. 금정동 목화한성아파트 159㎡는 평균 1억5,000만원이나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 하락 속에 산본 지역 가격상승을 견인할 만한 개발호재가 없었던데다 동탄ㆍ수원ㆍ용인 등지에서 신규 분양물량이 쏟아지면서 대형뿐 아니라 중소형 매물도 쌓이고 있는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산본을 제외한 다른 1기 신도시들은 아직 3.3㎡당 1,000만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분당이 올 초 3.3㎡당 1,716만원에서 최근 1,701만원, 일산은 1,271만원에서 1,237만원, 평촌은 1,380만원에서 1,356만원으로 각각 하락했다. 반면 중동만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과 학군수요로 소형 위주의 아파트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3.3㎡당 1,017만원에서 1,039만원으로 소폭 반등했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리서치센터 팀장은 “1기 신도시 아파트가 준공된 지 15년이 넘어서면서 새 아파트로 옮기려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며 “산본은 2기 신도시 중 입주가 가장 빠른 동탄신도시와 가까워 수요이탈이나 집값하락 현상이 먼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