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중동 석유 의존도 1위… G2 외교 갈등 새 불씨되나

중, 페르시아만 안보 보장 美에요구<br>미국은 "중동 외교 협조를" 중 압박


중국의 중동 석유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G2(미국ㆍ중국) 외교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동에서 안정적으로 석유를 공급 받으려는 중국은 이 지역에서 미국이 가진 군사적 헤게모니에 의지할 수밖에 없고 미국은 이의 반대급부로 자국 외교정책에 중국이 협조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글로벌 에너지ㆍ자원 컨설팅 업체인 우드매킨지의 자료를 인용해 "올 상반기 석유수출국기구(OPEC) 가입국으로부터의 중국 원유수입이 일일 평균 370만배럴을 기록해 미국의 350만배럴을 앞질렀다"며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OECD 원유 1위 수입국에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에서도 중국의 중동 석유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9월 원유 순수입량(소비량-국내 생산량)이 하루 평균 630만배럴을 기록해 미국의 624배럴을 넘어선 것이다. 원유의 절대 소비량이 여전히 세계 최고인 미국은 자국 내 생산을 늘리면서 중동 의존도를 줄이는 반면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ㆍ이라크ㆍ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으로부터의 수입이 계속 증가해 중국의 원유 순수입량이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추월했다.


중국의 중동산 석유에 대한 의존도는 "지역안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긴장관계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중동에 정치적 지분이 별로 없는 중국으로서는 원활한 석유 공급을 보장 받기 위해 미국의 군사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미국은 이를 지렛대 삼아 자국의 중동외교에 대한 협조를 중국에 요구할 것임이 자명하다. 한국ㆍ일본이 동맹국 지위를 보장 받는 대신 이라크 전쟁 참전 등의 요구를 받았던 것과 비슷한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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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을 둘러싼 미중 간의 긴장관계는 이미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WSJ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적어도 지난해 이후 양국 간 만남에서 중국은 페르시아만 지역에서의 안보보장을 미국에 수차례 요구한 반면 미국은 시리아ㆍ이란 등을 둘러싼 외교정책에 더 많이 협조해야 한다고 중국을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에너지 안보 등 중동 지역에 대한 논의를 위해 지난해 고위급 외교관리들이 참여하는 '미중 중동 대화' 채널을 정례화했다. WSJ는 "이 대화를 통해 안정적 에너지 확보라는 공통된 이해관계가 중동에서의 협력관계를 더욱 넓혀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양국은 희망하지만 아직 결과물은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전했다.

유병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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