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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고학과 고건축 분야를 실질적으로 개척한 창산(昌山) 김정기(사진) 박사가 지난 26일 오후 7시30분 서울 은평구 신사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1930년 경남 창녕군 영산면에서 태어난 고인은 1973년 경주 천마총 발굴과 곧 이은 경주 황남대총 발굴을 주도함으로써 자생적인 한국 고고학과 고건축을 실질적으로 개척한 인물로 평가된다. 또 경주 황룡사지와 감은사지, 익산 미륵사지 등 중요한 발굴 사업도 그의 지휘 아래 이뤄졌다. 1956년 일본 메이지대 공학부 건축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1959년 귀국해 1964년 박물관 고고과장에 취임했다. 1969년 문화재관리국이 문화공보부 외국(外局)으로 독립하고 문화재연구실이라는 문화재 조사 전문기관이 창설되면서 초대 실장으로 임명됐다. 고인은 문화재연구실이 1975년 국립문화재연구소로 명칭을 바꾼 뒤에도 소장을 맡아 1987년까지 18년 동안 국가적인 문화재 발굴조사를 이끌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를 떠난 뒤에는 1995년까지 한림대 사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1996년부터 2007년까지는 한국문화재보호재단 단장을 역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하상연 여사와 아들 김병곤 동국대 교수, 딸 김정숙 씨가 있다. 빈소는 경기도 일산 동국대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9일 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