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진(55) LG-EDS시스템 부사장은 지난해 6월부터 사내 전자게시판에 꾸준히 글을 올리고 있다. 제목은 「우리 함께 가야할 길」. 지금까지 다룬 내용이 IT(정보기술) 프로젝트의 성공요소, 고객에게 제공하는 밸류, 인재상 등이다. 물론 남의 도움없이 직접 쓴 글이다. 올라온 글마다 전체 직원의 80~90%가 볼 정도로 인기다.吳부사장은 『회사를 어떻게 경영할지 직원들과 기준을 공유하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정보기술(IT)서비스 회사는 고객에게 가치(밸류)를 줘야 하고, 이를 위해선 경영진과 사원들이 같은 경영관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글 안에서 고객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은 손도 대지 말고, 더 큰 이익을 줄 수 있는 회사가 있다면 계약을 그쪽으로 넘기라는 과격한(?) 주장도 펼친다. 직원들조차 처음에는 『이상론이다』라며 반신반의했다.
『지난해초 160억원의 이익을 내면 나머지는 모두 보너스로 주겠다고 직원들에게 약속했습니다. 연말에 목표를 수십억원 이상 넘는 흑자를 냈고, 나머지는 모두 보너스로 돌렸습니다. 그제서야 직원들이 회사를 믿더군요.』
그가 글을 올릴 때마다 회사에서는 격렬한 토론이 벌어진다. 吳부사장에게 반대 생각을 메일로 보내는 사원들도 있다. 그는 이런 과정을 통해 사원 하나하나가 「사장감」으로 성장하기 바란다. IT업체의 재산은 인재이기 때문이다.
『엔지니어들은 「자기가 최고다」라는 자부심이 높아 개인주의로 흐르기 쉽습니다. 그러나 IT직원일수록 서로 간섭도 많이 하고 싸움도 많이 해야 합니다. 그래야 팀워크도 살고 사람도 큽니다.』【김상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