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건강칼럼] 大醫를 기대한다

`반일 교육을 받은 세대의 첫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에 당선되었을 때 일본에서 나온 첫 반응이었다. 이전까지의 대통령들이 일본어 이름을 쓰고 일본 왕에 대한 충성문을 낭독하며 일본어로 가르치는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세대였던 데 반해 노무현 대통령은 해방 후 `반일 반공`이 정부의 공식 구호가 된 시대에 태어나고 교육을 받은 세대의 첫 대통령이란 뜻이다. 이런 점에서 그가 열고 있는 한국정치의 장은 이제 새로운 제3세대의 서막이라 불러도 좋을 듯하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노 대통령의 취임에 맞춰 한국에서 인터넷을 다루는 새 대통령이 로그온했다고 소개했다. 로그온(Logon)이란 인터넷에서 웹사이트를 열었을 때 자신의 이름을 등록하고 활동개시를 알리는 일이다. 그가 새로운 세대라는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이제 제3세대 정치사의 웹 페이지를 열었다는 비유는 적절하다. 그에게서 새로운 것은 인터넷으로 여론을 모은다는 점만이 아니다. 후보가 된 과정이나, 대선 캠페인을 벌인 방식은 이전까지 세대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것이었다. 공약도 새롭고, 첫 정부를 구성하는 인선방식도 달랐다. 전통 있는 기존 언론사보다 생긴지 얼마 안된 인터넷 매체를 취임 전 첫 인터뷰의 상대로 선택했다. 그것이 잘하는 일인지 잘못한 일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하지만 새롭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새로운 일에는 항시 모험성이 내재돼 있으므로 위험성도 없지 않으나 다른 한편으론 새로운 것을 성취할지 모른다는 기대도 따른다. 그 동안의 정치에서 그다지 기쁨을 느껴보지 못한 다수의 국민들은 새 대통령에게서 느껴지는 신선도에 기대를 걸고 있는 듯하다. 나라는 하나의 유기체이며 정치는 이 유기체를 움직여 나가는 두뇌 작용과 같다. 고장 난 두뇌는 신체 이곳 저곳을 마비시키기도 하고, 혹은 특정부위를 지나치게 활성화하여 부작용을 가져오기도 한다. 반면 건강한 두뇌는 온몸의 부위 부위가 제각기 필요한 만큼의 완급을 따라 움직이게 잘 조절한다. 옛말에 `작은 의사는 인체의 병을 고치고 큰 의사는 시대의 병을 고친다`고 했다. 새로운 대통령이 `대의(大醫)`의 소임을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은주(대화당한의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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