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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사면초가에 처했다. 야권 후보의 난립으로 4·29재보궐선거 4곳의 전패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새정치연합 내부 기류마저 심상치 않다. 친노 세력에 대한 반감으로 비노 핵심 인사들이 선거지원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동교동계 내부에서도 엇갈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3일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이번 일요일(5일) 권노갑·김원기·임채정 등 세 분의 고문을 모시고 조찬회의 형식으로 관악을 모임을 할 예정"이라며 "정태호 후보를 돕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이 탈당 후 동반출마하며 텃밭인 광주 서구을과 서울 관악을 지역구의 승리를 자신할 수 없게 되자 문 대표가 동교동계 원로들에게 직접 구원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2일에도 주요 계파 수장들에게 'SOS'를 쳤다.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만찬에서 문 대표는 안철수·정세균·이해찬·한명숙·문희상·박영선 의원 등 전직 당 대표급 인사들에게 선거지형이 야권 분열로 쉽지 않다는 점을 설명하고 도움을 구했다.
총 4곳에서 치러지는 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은 여론조사 결과는 물론 판세 분석에서도 선두를 달리는 곳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 관악을에서는 정 전 의원이 야권 표를 분산시켜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가 '어부지리' 격으로 1위를 달리는 중이고 광주 서구을에서는 천 전 의원이 조영택 새정치연합 후보에 앞서 있다. 성남 중원과 인천 서구·강화을도 새누리당이 비교적 우세한 지역이다.
문 대표로서는 다행스럽게도 당초 친노에 대한 앙금으로 재보선 지원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동교동계 권노갑 고문이 문 대표를 도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동교동계 전체가 당에 등을 돌렸다는 식으로 알려진 것은 과장됐다"며 "권 고문은 단결하라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유지에 따라 선거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권 고문은 오는 8일에는 광주로 내려가 당원들과 간담회를 여는 등 조 후보 지원활동을 벌일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권 고문의 '구원등판'이 동교동계 전체의 지원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태호 후보에게 밀려 관악을 공천에서 탈락한 김희철 전 의원은 문 대표의 면담 요청을 거절하며 정 후보를 돕지 않겠다는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박지원 의원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박 의원은 전날 문 대표가 소집한 원탁회의에 지방강연 일정을 이유로 불참하며 선거 지원에 대해서는 "상황을 좀 보자"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당내에서는 광주 지역 지원을 위해 강운태 전 광주시장과 이용섭 전 의원의 복당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으나 당의 방침에 불복해 탈당한 인사를 다시 부르는 것에 대한 이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