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오는 6월 민주노총에서 주관하는 ‘정치파업’에 대거 참여하기로 결정, 본격적인 올 임금 및 단체협상을 앞두고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특히 이번 정치파업을 통해 산별교섭 불참을 선언한 회사를 압박, 조기에 노사협상 주도권을 쥐는 것은 물론 향후 임단협 과정에서 빚어질 파업에 대한 명분 찾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사의 ‘무분규 원년’ 달성은 사실상 물건너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2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저지를 위해 금속노조가 6월25일부터 벌이기로 한 총파업 투쟁에 동참, 부분파업을 실행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6월25일 현대차 아산과 전주공장, 26일 울산공장, 27일에는 남양연구소에서 각각 2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는 또 28일 4시간, 29일에는 6시간 부분파업을 하기로 했다. 이상욱 현대차노조 위원장은 “현재 진행 중인 금속노조의 중앙교섭에 회사가 불참하는 것은 지부 교섭을 어렵게 만드는 일”이라며 “지부교섭을 병행하면서 회사를 압박해 중앙교섭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의 정치파업 일정이 발표된 후 울산지역 경제계와 시민들은 거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도 모두 12차례의 정치파업을 벌여 차량 1만735대, 1,514억원대의 생산손실을 야기했다. 지난해 현대차 노사분규 전체 생산손실의 5분의1에 달하는 것이다. 울산상의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노사분규 없는 원년을 만들자는 게 전 시민들의 여망”이라며 “현대차 노조가 노사협상을 벌이기도 전에 정치파업부터 하겠다는 것은 아직 ‘파업만능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