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제는 안전경영] "안전이 최우선" 산업재해 줄이자

[이제는 안전경영] "안전이 최우선" 산업재해 줄이자 산업재해는 개인뿐만 아니라 가정과 사회를 파멸로 몰아넣는 대표적인 재앙이다. 그런 산업재해가 최근 다시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산업재해가 늘고 있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경영자들이 안전은 도외시한 채 비용절감 차원에서 안전관련 비용을 가장 먼저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경제가 글로벌화 되고 정보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산업안전에 대한 관심이 기업존망을 좌우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안전사고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경영주는 기업이미지 하락과 주가급락, 심지어 경영기반까지 잃어야 하는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 ◇사고 얼마나 많나=한국산업안전공단ㆍ교통개발연구원ㆍ가스안전공사ㆍ화재보험협회 등의 자료를 분석해 보면 최근 10년간 교통사고ㆍ산업재해ㆍ전기ㆍ가스사고ㆍ화재 등 인적 재해로 15만900명이 숨지고 435만명이 부상했다. 이 같은 수치는 우리 군이 베트남 전에서 사망한 4,960명의 30배. 사고가 줄지 않을 경우 10년마다 김천ㆍ서산ㆍ정읍 정도의 1개도시의 인구가 없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90년 이후 사고로 입은 경제적 손실은 143조원. 국민 1인당 357만원의 비용을 부담, 소리없이 '안전사고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98년 이후 매년 안전사고로 인한 피해액은 20조원이다. 내년 정부예산 100조원 대를 기준으로 볼 때 20%에 해당되는 막대한 금액이 허공으로 사라지고 있다. 이 같은 교통사고로 해마다 보험금 지급을 포함, 11조원이 넘는 비용을 치르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쏟아 부은 금액만도 80조원이나 된다. ◇해외사례=일본의 미쓰비시 자동차ㆍ유키지루시 유업 등 위기관리 능력이 취약한 기업은 사고발생 후 주가가 30%이상 곤두박질 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미쓰비시는 자동차 결함 등 소비자 불만사항 8만7,000여건을 23년간 숨진 채 리콜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지난 8월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그 때서야 최고 경영자를 교체하고 수습에 나섰다. 미쓰비시는 이 사태로 무려 69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고 경영권도 다임러-크라이슬러에 넘겨야 했다. 일본 유가공업계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던 유키지루시 유업도 지난 6월 사고가 발생하자 책임회피에만 급급하다 소비자들의 비난에 부딪혀 경영난에 빠진 대표적인 기업이다. 지난해 5월 벨기에에서는 코카콜라를 마신 소비자들이 복통과 구토로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처음 회사측은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다 벨기에 정부가 판매를 금지시키고 유럽전역으로 확산되자 결국 생산공정의 잘못을 인정하고 문제의 제품을 전량 회수했다. 그러나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 당시 슈퍼마켓의 선두주자인 다이에는 11개 점포가 붕괴되고 자회사 로손 편의점의 절반이 파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진발생 2~3시간 만에 영업재개를 결정, 기업이미지를 한층 높였다. ◇정부대책=내년부터 2005년까지 안전관련 사업에 1조7,000억원을 투입, 6개 부문 100개 과제를 중점적으로 개선하는 '국가안전관리종합대책'을 추진한다. 6개 부문을 보면 ▦대형사고 방지를 위한 우선적 과제 ▦사회적손실 최소화를 위한 제도개선 ▦현장중심 및 전문성 위주의 기능강화 ▦시장경제원리를 통한 재난보상의 활성화 ▦민간주도적 안전문화 운동의 정착 ▦조정기능강화 조정기능강화 및 책임소재 명확화 등이다. ◇지속적인 관심만이 살길=산업재해가 늘어나는 것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유도해야 하는 정부당국의 책임이 크다. 선진국 수준의 법과 제도가 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관리하지 않은 것은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할 숙제다. 이와 함께 산업안전공단이 시행하고 있는 'S마크 안전인증'을 받은 설비나 기계를 사용토록 권장하고 기업들이 '안전보건경영시스템(KOSHA 2000)'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진작하는 것도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노사협력으로 안전을 추진하는 사업장에 대해 정부가 등급을 매기고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주고 있다. 우리도 산업안전에 문제가 있는 기업은 경영성과가 아무리 좋더라도 각종 혜택에서 배제, 경영자들이 최우선 과제로 문제점을 개선하고 보완하도록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경영자와 근로자가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으로 삼도록 합의를 도출하고 정부는 이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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