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전 통제권 전환시기 재연기 문제는 공감대 형성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분석이다.
◇고조되는 북핵 위협에 대응=북한은 지난 2월 3차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제조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춘 것으로 평가 받았다. 8월부터는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 생산을 위해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 중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등 핵 위협은 날로 가중되는 상황이다.
미국은 북한이 가진 핵무기 소형화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파악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보유한 무수단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2,500~4,000㎞ 정도로 전해져 핵무기 소형화가 가능할 경우 미국령인 괌까지 타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SCM에서 양국 국방장관은 핵 위협의 징후가 발견될 경우 즉시 선제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핵을 없앨 경우 향후 협상 카드가 없어지기 때문에 핵 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북한이 표방한 핵무장과 경제발전이라는 병진 노선을 모두 성공시키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미의 압박 카드로 인해 선택 집중 전략을 취할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전작권 전환 연기 공감했으나 넘어야 할 산 많아=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이번 SCM 직후 전작권 전환 시기 연기에 대해 "한국이 제기하는 문제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히는 등 긍정적인 결론을 내놓을 뜻을 시사했다.
다만 미국 정부로서는 미 의회를 설득하는 과정 등이 남아 있어 전작권 전환 문제를 쉽게 매듭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미국이 전작권 전환시기 연기라는 우리 측 제안을 수용하는 대신 ▦미사일방어(MD) 체제 편입 ▦주한미군 방위비협상 ▦차기전투기(F-X) 선정 사업 등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난관이 예상된다.
이중 주한미군 방위비 협상 사안은 양측이 제시한 분담액의 차이가 2,000억원가량으로 이견이 크다. 한미는 오는 5일 서울에서 방위비 협상을 위해 실무자급의 소인수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전작권 전환 연기 문제가 협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헤이글 장관이 언급한 MD 체제 편입 문제 또한 논란거리다. 헤이글 장관은 이날 SCM 회의 직후 "한국의 MD 시스템이나 미국의 MD가 똑같을 필요가 없지만 상호 운용성이 있어야 한다"며 "거기에는 지휘통제ㆍ억제능력 등이 굉장히 중요하고 한국과 미국에 대한 북한의 위협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밝혔다. 헤이글 장관의 언급은 북핵 위협 고조시 우리 측이 미국의 MD 체제에 편입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MD 체제 편입시 천문학적 비용 부담 외에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자극할 가능성이 커 득보다 실이 크다는 것이 전반적 분석이다.
이 때문에 미국이 MD 문제를 전작권 전환과 연계할 경우 논란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