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불기 2,558년 부처님오신날인 이날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참석, 봉축메시지를 통해 "물욕에 눈이 어두워 마땅히 지켜야 할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았고 그런 불의를 묵인해준 무책임한 행동들이 결국은 살생의 업으로 돌아왔다"며 이같이 사과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한 것은 박 대통령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부처님께서는 보리수 아래에서 정각을 이루신 후 첫 번째 계율로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했다"며 "그 가르침이 지금 우리 사회에 경종을 주고 제일 큰 가치로 지켜내라는 경각심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저는 이번 희생이 헛되지 않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모든 국가정책과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오랜 세월 동안 묵인하고 쌓아왔던 잘못된 관행과 민관 유착, 공직사회의 문제 등을 바로 잡고 부정과 비리를 뿌리 뽑아서 바르고 깨끗한 정부를 만들고자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기심을 위해 정의를 등지지 말라'고 하셨던 부처님 말씀처럼 우리 사회 곳곳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부조리와 적폐를 바로잡고 올바른 정의를 세워나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극락왕생 무사귀환'이라는 문구가 쓰여진 노란색 리본을 달고 행사에 참석했다. 전날인 5일부터는 조계사 극락전 앞에 박 대통령 영가등이 걸렸다.
영가등은 망자(亡者)의 영혼을 천도하기 위해 다는 등이다. 박 대통령은 영가등에 '세월호 희생자 무량수 무량광 극락정토 왕생발원'이라고 적었다. '목숨이 끝이 없고 빛이 끝이 없어서 번뇌 없는 세상에 다시 오기를 기원합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은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를 의미하는 영가등 302개를 달았다. 실종자는 노란색, 사망자는 하얀색으로 표시했으며 실종자와 사망자 숫자가 바뀔 때마다 영가등 색깔을 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