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서울경제-교보문고 2003~2014년 베스트셀러 분석

해외작가, 베르베르·하루키 매년 석권

국내작가, 김진명·박완서 10회

차세대 한국문학 이끌 신진 작가 발굴 시급

베르나르 베르베르

무라카미 하루키



베스트셀러 30위권 최다 선정 작가(2003~2014년)

상위 30위권 작가가 판매점유율 30% 차지


수년간 일부 해외·대형작가에만 쏠림 지속


무라카미 하루키, 김진명 등 극소수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베스트셀러 시장을 매년 독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제신문이 교보문고와 함께 지난 2003년부터 2014년까지 12년간 문학 부문 상위 30위권의 베스트셀러를 집계한 결과 무라카미와 '개미'로 유명한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매년(12회) 명단을 올려 나란히 1위에 올랐다. 국내 작가로는 김진명과 박완서가 같은 기간 10회, 공지영과 류시화가 9회씩 베스트셀러 작가로 기록되며 각각 3위와 8위에 랭크됐다. 하지만 낯익은 유명 작가만 눈에 띌 뿐 이렇다 할 신진 작가가 없어 차세대 한국 문학의 성장을 이끌 재목 발굴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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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작가, 대형 작가에만 '쏠림현상'=소수의 대형 작가, 특히 해외 작가 위주의 '쏠림현상'이 심하다. 최근 5년 사이 상위 30위권 작가의 판매 점유율이 7.6%포인트 하락했지만 30% 내외를 유지할 정도로 탄탄하다. 이들 중 베스트셀러에 가장 많이 포함된 상위권 20명을 추려보면 일본 작가 4명을 포함한 11명이 해외 작가였다. 소설 '개미' 이래 한국에서 유별난 인기를 이어가는 프랑스 작가 베르베르와 신간을 내놓을 때마다 막대한 선인세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무라카미가 나란히 1위를 달렸다. 국내 작가는 9명이지만 박완서·김훈·신경숙 등 모두 자리를 굳힌 대형 작가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연구원은 "차세대 한국 문학의 새로운 성장을 이끌 신진 작가와 작품을 찾기 힘들다는 것은 문단과 출판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베스트셀러 작가의 공통점으로 꾸준한 집필활동이 중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영균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 대리는 "단순히 다작을 하거나 대박을 터뜨리지 않더라도 알랭 드 보통이나 에쿠니 가오리처럼 지속적인 집필을 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문학의 위기' 속에서도 베스트셀러는 탄탄=이번 조사는 교보문고에서 자료(DB) 확보가 가능한 2003년에서 지난해까지의 매년 문학 부문 베스트셀러 작가 30명과 이들이 전체 문학 출판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집계했다. 그리고 이 12년간 순위에 가장 많이 포함된 작가 20명을 추리고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다시 산출했다.

이번 조사에서 출판계의 끝 모를 불황 속에서도 문학시장의 꾸준한 저력이 확인됐다. 2003년 289만부에서 2009년 정점(620만부)을 찍지만 지난해는 473만부를 기록했다. 다소 간 증감은 있지만 2008년 500만부를 넘어선 이래 10% 내외로 그 수준을 지켜가고 있는 것.

백 연구원은 "2009년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10개월 만에 100만부를 돌파하며 최단 기간 판매기록을 세운 해"라며 "독서인구 감소 및 출판업계 불황을 감안하면 문학 부문이 선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9년 대비 지난해 문학 부문 판매량이 23.7% 감소했지만 2009년을 제외하면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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