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30개 나라 500여 개 기업이 모이는 중국 최대이자 동북아 최대 규모의 게임 쇼 '차이나조이'. 지난달 말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된 '차이나조이 2014'에서 한국 공동관으로 참여한 국내 30개 게임 업체는 8,160만 달러라는 수출 성적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3,485만 달러보다 2.5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조현훈 한국콘텐츠진흥원 글로벌게임허브센터장은 "공동관 외에 단독으로 참여한 국내 업체까지 합치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세계 최대 시장이자 가입자 당 평균 매출액이 높은 중국에서 국내 업체들이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약 15조원(892억 위안). 해마다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 게임시장은 2년 뒤인 2016년에 30조원대까지 껑충 뛰어올라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명실상부 '대어'로 떠오른 중국 시장이 주목하는 것이 바로 한국 게임이다. 중국 업체들은 앞다퉈 국내 게임 판권 뿐 아니라 우리 개발사를 현지로 모셔가기 위해 각축전마저 벌이는 양상이다.
◇중국 3대 IT 공룡, 한국 게임 눈독 = 중국의 3대 'IT 공룡'인 텐센트와 알리바바, 바이두는 올해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 등을 위해 10조6,000억원(105억 달러)이 넘는 '실탄'을 준비했다. 핵심은 모바일 플랫폼에 채워 넣을 콘텐츠를 강화하는 것. 특히 이들 기업은 모바일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모델인 게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국내 투자가 눈에 띈다. 텐센트는 지난 6월 중소기업청과 협력해 국내 30개 모바일 게임사를 초청해 투자 방안을 설명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이중 5개 업체와는 M&A와 지분투자 등 심층적인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4월 한국 지사인 '알리바바코리아'를 설립하고 지사장 자리에 경쟁자 텐센트 출신의 인물을 앉혔다.
이들 회사는 현재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 게임 시장을 흔들고 있다. 실제로 개발력과 유통(퍼블리싱) 능력을 인정 받은 한 국내 모바일 게임사가 텐센트와 손을 잡을지, 알리바바로부터 투자를 받을지를 두고 업계가 술렁일 정도다.
최근에는 텐센트와 알리바바 이외에 중국 진출의 창구가 다변화하고 있다. 기존 샨다게임즈를 비롯해 중국 모바일 게임 점유율 1위 업체인 차이나모바일게임즈엔터테인먼트(CMGE), 쿤룬, 추콩 등이 국내 게임사에 협력의 손을 뻗고 있다.
◇국내 개발사, '중국으로 오세요' = 아예 국내 개발사를 중국 현지로 '모셔가려는' 곳도 있다. 중국의 스타트업 유치 업체 '넷미고(netmego)'는 중국 저장성에 한국 모바일게임개발지원센터를 세우고 한국 게임개발자와 개발사를 모집하고 있다.
넷미고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유치된 개발사에 사무공간·숙소 등을 3년 동안 무료 임대해 주고 각종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 지급 같은 파격적인 혜택을 약속하고 있다. 넷미고와 함께 게임 개발사 유치 관련 설명회를 진행한 박달경 국민대 게임교육원장은 "연말까지 50개 업체를 모집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게임을 잡으려는 중국의 '조바심'이 결국은 국내 시장의 중국 의존도를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관계자는 "중국 ICT기업의 국내 자본유입 및 글로벌 협업은 시장 성장에 긍정적이지만, 국내 기업의 기획능력과 아이디어, 기술이 유출돼 산업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약점도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의존도가 높아지면 결국 시장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문제의식도 제기된다. IITP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까지 한국이 온라인 게임 시장 1위였지만, 중국 진출이 가속화된 뒤 현재는 중국이 독보적인 선두"라며 "모바일 게임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