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성 김 미국 국무부 북핵특사가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담당 차관보의 뒤를 이어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에 임명됐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6일 워싱턴 국무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성 김 특사가 앞으로 6자회담 대표단을 이끌게 되며,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특사와 협력해 우리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 지속적인 접촉을 하는 등 일상적인 업무를 챙길 것”이라고 밝혔다.
성 김 특사는 지난 2006년부터 2년간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9월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을 거쳐 북핵특사(대사급)에 취임했다. 성 김 특사는 북한 영변 핵시설 불능화 실무팀장을 맡는 등 북한과의 실무협상을 맡아왔다.
김 특사는 내주 초 보즈워스 전 대사와 함께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를 방문해 6자회담 재개문제를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특사는 북핵 6자회담에서 3년 가까이 미국측 차석대표로 활동하며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와 호흡을 맞춰 비핵화 1ㆍ2단계 합의와 영변 핵시설 불능화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 등으로 난항을 겪고있는 북핵 협상이 진일보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고있다.
한인 1.5세로서 북핵협상에서 긴밀한 한미공조를 유지하는데 이바지했을 뿐만 아니라 ‘2ㆍ13합의’에 따라 영변 핵시설 불능화 실무팀을 이끌고 여러 차례 영변을 방문해 불능화 작업을 진두지휘하는 등 북한과의 관계가 무난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여기다 주한 미 대사를 지낸 한국통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특사가 6자회담 참가국간 고위급 접촉 등을 통해 6자회담의 원활한 진행을 옆에서 도움으로써 협상테이블에서 김 특사의 입지를 강화시켜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않다. 먼저 차관급인 6자회담의 다른 참가국 수석대표들과 나이나 경력에서 차이가 많다는 점이다. 실제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보다는 무려 17세가 어려 ‘장유유서’를 비롯한 유교적 문화에 익숙한 김 부상이 성 김 특사를 협상 파트너로 진지하게 상대할지를 걱정하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김계관 부상이 김 특사를 무시하고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특사만 상대하려 한다면 6자회담이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