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육군 장성 진급인사에서 특정인에게 도움을 주려는 부조리가 개입했는지 여부가 내주 초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군 검찰은 지난 달 22일 육군본부 인사참모부를 압수수색하고 이어 장성 2명과실무장교 6명, 행정병 2명을 잇따라 소환하는 등 고강도로 진행해온 수사 결과를 내주초 중간발표를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압수된 육본 인사관련 자료와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조사를 받은 실무장교들의 진술과 증언을 토대로 올해 장성 및 장교진급 인사에서 부조리가 개입했는지 여부가 군 검찰 수사발표로 대충 가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창군이래 처음으로 육본의 심장부 격인 인사참모부를 압수수색하는 등 군 검찰 수사가 요란스럽게 진행되어 왔고, 이에 따른 국민적인 관심도 높았다.
군 검찰 수사결과, 일부 진급자의 인사서류에 음주운전 경력 등 진급심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는 기록들이 잘못 기재되거나 누락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군 검찰은 실무 장교들이 상관의 지시나 청탁을 받고 특정인의 진급에 도움을주려고 고의로 이 같은 일을 저질렀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이 부분을 규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정기 인사를 앞두고 진급 대상자들을 둘러싼 비리 소문을 검증해온 인사검증위원회 실무 장교와 인사검증위로부터 검증자료를 1차로 건네받은 진급선발위원회 장교를 주로 소환하고, 인사자료를 컴퓨터에 입력한 업무를 맡았던 인사참모부 소속행정병 2명을 부른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군 검찰은 이들이 금품을 받고 상관의 지시에 따랐거나, 외부의 압력을받고 서류를 고의로 잘못 기재하거나 누락했다는 혐의점을 찾아내지는 못한 것으로전해지고 있다.
특히 실무 장교들도 군 검찰 수사에서 일부 서류 내용이 잘못 기재됐다면 이는행정적인 착오일 뿐이지 '특정한 의도'가 개입하여 있지 않다고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검찰이 인사담당 준장 2명을 소환조사한 것 외에 이들의 윗선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지 않은 것도 아직은 조직적으로 부조리가 개입했다는 혐의점을 찾아내지못한 사정이 그 저변에 깔려 있다.
장성진급 비리의혹을 담은 '괴문서'에 인사관련 '3인방'으로 지목된 고위 장성들의 금품수수와 부당한 압력 등 의심을 둘 만한 혐의점을 포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사비리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창군 사상 초유의 고강도로 진행된 군 검찰 수사는 인사서류를 잘못 기재하거나 누락한 일부 실무장교들을 '공문서 위조'나'직권남용'으로 처벌하는 선에서 일단락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군 검찰이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된 실무장교들을 철야 또는 며칠씩 조사하면서인사서류 내용의 오기를 '외압'과 연관지어 집중 추궁했다는 진술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수순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군 검찰의 수사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식으로 끝나면 군 검찰에 대한 역풍은 고사하고 압수수색을 당한 육군도 치유할 수 없는 상처만 남게돼 후유증은 상당기간 지속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