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택시기사로 시작해 택시회사의 대표가 된 김광자(68·사진)씨가 평생 모은 재산 50억원을 출연해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23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 있는 평화교통의 대표이사인 김씨가 최근 50억원의 사재로 언지장학회를 설립해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8,0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언지장학회는 장학금을 일용직 근로자와 단기계약 근로자 등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들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서울교육청을 통해 "중랑구에서 택시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열악하게 살아가는 일용 근로자와 택시기사들이 눈에 들어왔다"며 "중랑구에는 교육 기회를 갖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들의 자녀가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데 보탬이 되고 싶어 언지장학회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그는 40년 전인 20대 때 여성으로서 택시기사 일을 시작했다. 여성 택시기사가 손에 꼽힐 만큼 희귀했던 시절이었다. 어려움도 많았지만 차별화된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일한 끝에 지난 1995년 평화교통을 설립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독신인 그는 평소에도 재산을 모으면 좋은 일을 위해 쓴다는 지론에 따라 회사가 있는 중랑구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에서 불우이웃돕기 등 자선사업을 꾸준히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김 이사장의 장학재단 설립이 사회에 본보기가 된다고 판단해 장학재단 설립허가서를 직접 전달하기로 했다. 전달식은 24일 오후 서울교육청의 교육감 집무실에서 열린다. 조 교육감은 "어렵게 모은 재산을 소외학생들을 위해 출연해 사회의 귀감이 된 것에 감사드린다"며 "언지장학회가 굳건히 잘 운용돼 어려운 학생들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