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K파트너십 경제영토 넓힌다] <상> 글로벌 성장 사다리를 만들자

경제사절단 동행후 수출 급증… '어항속 中企'가 '글로벌大魚'로

중소·중견기업이 박근혜 대통령 순방단 절반이상 차지

2년간 809개사 총 502억달러 프로젝트 수주 성과

실무단계 세심한 배려·정책적 사후관리 지속돼야

지난 2013년 9월 베트남에 국빈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한세실업 공장을 방문해 현지 여성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 시계 부품 전문기업인 에코시계의 고영곤 대표는 지난해 1월 대통령 스위스 순방에 동행한 자리에서 총 5,000만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스위스 명품시계업체인 위블로에 세라믹 재질의 특수부품을 납품하기로 계약한 것. 회사 측은 "위블로와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있었지만 경제사절단에 참여해 현지에서 위블로의 고위급 임원과 미팅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며 "우리 같은 소규모 업체는 해외에 법인을 세우기도 어렵지만 KOTRA와 중소기업청 등 유관기관의 도움에다 경제사절단 참여를 계기로 중요한 사업 기회를 잡게 됐다"고 말했다.

# 유압식 브레이커 제조기업인 코막중공업의 조봉구 대표는 지난해 경제사절단에 네 차례 포함됐다. 수출 비중이 90%로 절대적인 이 회사는 부지런히 해외 순방에 따라나선 덕을 요즘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1월 인도 순방을 계기로 현지 굴지의 파쇄기 전문업체와 관계를 트게 되면서 오는 3월 합작법인 설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회사는 합작법인이 설립되면 3년 내에 2,000대 규모의 유압식 브레이커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80억원의 매출을 냈던 이 회사는 올해 120억원 수준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해외진출 여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은 경제사절단 참여를 계기로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더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중견기업은 대기업으로 크면서 글로벌 '성장 사다리'가 구축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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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난 2년간 10회, 17개국에 이르는 해외 순방에 나섰다. 순방에 동행한 경제사절단은 2년간 809개에 달하며 총 502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7억5,000만달러의 해외투자 유치효과를 거뒀다. 최근 경제계를 만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코이(Koi)라는 물고기는 어항에서 키우면 10㎝도 못 자라지만 강물에서는 1m 넘는 대어로 성장한다"며 "우리의 유망한 기업들이 더 넓은 시장으로 진출해서 글로벌 경제의 대어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며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적극 독려했다.

◇중견·중소기업 참여 기회 대폭 확대=정부와 민간이 끈끈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경제외교를 펼치는 해외진출 방식이 'K파트너십'으로 승화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소업계와의 공고한 파트너십을 중시하는 박 대통령의 경제외교에 힘입어 이들 기업의 참여 기회가 대폭 확대된 것도 역대 정권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1994년 김영삼 정부가 처음으로 경제사절단을 꾸려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16명에 불과했지만 역대 정부가 첫 해외 순방지로 미국을 선택하면서 그 규모는 노무현 정부 31명, 이명박 정부 26명을 거쳐 박근혜 정부 들어 52명으로 대폭 늘었다. 특히 독일 순방시에는 역대 최대인 105명을 경제사절단으로 선정했는데 중견·중소기업 비중이 67% 달했다. 현 정부의 경제사절단에서 중견·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53%로 절반을 넘어선다. 역대 정부에서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중견·중소기업 규모가 한자릿수 미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들만의 리그'로 통했던 경제사절단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경제사절단 모집에 상시공모방식을 도입, 중견·중소기업의 참여가 대폭 확대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심우일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순방 수행 경험이 기업의 건실성이나 양질의 제품생산력을 보증한다는 인식을 상대국 파트너에게 심어줌으로써 사업 기회 확장에 도움을 받고 더 나아가 주변국이나 기존에 판로를 확보한 국가에서 사업을 할 때 실질적인 보탬이 된다"며 "해외 순방시 개최되는 다양한 포럼이나 컨퍼런스 참여를 통해 글로벌 시장 트렌드 및 해당 국가에 대한 고급정보를 습득하는 등 해외진출 전략을 구체적·실질적으로 마련하는 데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K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제고=중견·중소기업의 참여 확대는 실질적인 수출 증가로 이어지며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 정부 17개 순방국과의 교역액 증가율을 비교하면 그 성과는 뚜렷해진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 -2.0%(전체 국가 -1.1%)에서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 4.8%(전체 국가 0.7%), 지난해 10월 말 현재 5.1%(전체 국가 2.8%)로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중견·중소기업의 수출증가율을 따져보면 2012년 -4.2%, 2013년 5.1%, 지난해 10월 말 현재 6.1%를 기록해 큰 폭으로 호전되는 양상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경제사절단 참가기업의 만족도는 81.5%에 달하는 등 호응이 매우 높은 편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중소기업들이 대통령 해외 순방 경험을 계기로 견문을 넓히고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하면서 해외시장 개척 의욕이 올라가게 되면 자연스럽게 성장 모멘텀을 찾고 이는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K파트너십'이 중소기업이 글로벌 대어로 크기 위한 성장 사다리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실무 단계에서의 세심한 배려와 지속적인 정책 애프터서비스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심 연구위원은 "형식적인 수행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업종별로 테이블에 배치한다든가 테이블별로 통역을 배치하는 등 실무 단계에서의 세심한 배려와 함께 순방 이후 정책적 뒷받침 등 정책의 애프터서비스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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