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거래소는 아시아권에 한정된 자본시장이어서 뉴욕거래소와 같은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은 상태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홍콩과 중국 본토 기업의 자본조달 창구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입니다.” 매튜 해리슨 홍콩거래소(HKEx) 리서치ㆍ기획부문 부사장은 “런던이나 뉴욕을 제외한 다른 해외 거래소가 대형 외국계 기업을 유치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며 “홍콩거래소는 중국 자본 시장의 발전을 위한 투자여건 조성과 제도 개선에 주안점을 둘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홍콩거래소의 중장기 목표는 무엇인가. ▦홍콩을 비롯한 중국 자본 시장의 발전이다. 이를 위해 시장 인프라와 투명성을 높여 고객들이 안심하고 투자하도록 하고 있다. 또 거래 비용을 낮추고 리스크 관리 능력을 키워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방침이다. -국내외 기업 상장 유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중국 기업을 제외한 외국계의 기업공개(IPO) 등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홍콩은 아시아권에 한정한 자본 시장이다. 런던이나 뉴욕과 같은 방식으로 발전하는 것은 가능성이 희박하다. -홍콩 거래소의 장점은 무엇인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공통의 언어를 쓴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중국 자본 유치에 강점을 갖고 있다. 또 영국식 거래 및 규제 시스템을 갖고 있어 시장 신뢰도가 높고 자본 이동이 자유롭다. 이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홍콩과 런던에 동시 상장하는 경우가 많다. -상하이ㆍ선전 등 중국 본토 거래소와는 협력자이자 경쟁자로 보이는데. ▦중국은 1국 2체제 시스템을 갖고 있다. 중국 거래소와 홍콩거래소는 기업공개 등 자본 조달 측면에서 역할이 다르다. -홍콩도 지난 2000년 현물ㆍ선물 거래소와 결제기관을 합쳐 통합거래소로 출범했는데 문제는 없었나. ▦기업을 합병하면 각자의 시스템이나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갈등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통합 이후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고 과거처럼 기관간 알력은 거의 없어졌다. 통합 이후 시너지를 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지금은 적응 과정이라고 본다. -한국 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는 지난해 기준으로 15.7배로 홍콩(17.34배)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부른다.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었고, 자본 시장 발전이 늦었기 때문으로 본다. 홍콩도 이전에는 밸류에이션이 낮았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전세계 1위를 차지하는 등 역동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