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부터 사흘간 이탈리아 라킬라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에서 도하개발어젠다(DDA, 일명 도하라운드) 등 무역 협상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지만, 미국의 입장이 여전히 협상 타결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스칼 라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인터뷰를 통해 "전세계가 무역과 관련한 미국의 구체적인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며 "11월 WTO 정례 회의 이전에 열리는 이번 G8 회담에서 도하 라운드 논의가 급진전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농업과 비농산물, 서비스, 지적 재산권 분야 등에서 무역 자유화 등을 목표로 하는 도하 라운드는 지난 2001년부터 논의돼 왔지만,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이견으로 답보 상태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수입이 크게 증가할 경우 개발도상국이 면화, 설탕 등의 품목에 대한 관세 인상 권한을 갖도록 하느냐 여부를 놓고 미국과 인도의 입장이 맞서고 있다.
라미 사무총장은 "미국이 대화에 나서고는 있지만, 협상에 임한 고위 관계자들의 의사 결정 과정이 너무 더디다"며 "협상 파트너의 인내심이 점점 바닥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자동차와 금융 산업의 침체, 실업률 상승과 건강보험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상대국 조건을 따져 가며 공정무역을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미 사무총장은 "도하 라운드 재개의 가장 핵심적인 것은 미국과 인도가 기존 입장차를 극복할 수 있느냐 여부"라고 지적했다.
WSJ는 최근 인도 총선에서 자유무역에 찬성하는 여당이 승리했고, 카말 나스 상무장관의 후임인 아난드 샤르마도 WTO 내에서 협상 친화적인 인물로 유명해 도하 라운드 논의가 급진전될 수도 있지만, 현재 미 정치권 분위기가 자유무역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 협상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G8회담에는 기존 회원국 외에 브라질, 중국, 인도, 멕시코, 남아공 등이 비회원국으로 참가해 도하 라운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이번 G8 합의문 초안에 보호무역주의 배격, 농산물 등 식량 자원 생산 증대를 위한 지원 확대 등이 담길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