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대에 그친데다 'L자형'의 불황 곡선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진국의 상징'으로 꼽히는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하는 데 앞으로 10년이 더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 선진국에 들어간 나라들이 평균 8년 걸린 것을 한국은 두 배 가까운 15년 이상이 소요되는 셈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 경제는 4ㆍ4분기 또는 내년 1ㆍ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오히려 뒷걸음질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8일 내놓은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점과 대응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지난 4년간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평균 1.0%에 그쳐 향후 3% 미만의 증가율이 계속된다면 3만달러 도달에 10년이 더 소용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2만달러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2007년 처음으로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어선 후 5년간 2만3,000달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선진국은 2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도약하는 데 8년, 2만달러에서 4만달러까지 평균 14.2년이 걸렸다. 우리나라가 8년에 맞추려면 올해부터 연평균 7.6%씩 성장해야 하는데 2007년부터 2011년까지 1인당 GDP 증가율은 연평균 1.0%에 불과하다. 김동열 현대연 수석연구위원은 "저출산ㆍ고령화로 성장전략이 한계에 도달한 만큼 인적자원 고도화, 혁신주도형 경제로의 전환 등 경제구조의 질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경제가 3ㆍ4분기(0.2%)에 전분기 대비 0%대 성장을 이어가면서 4ㆍ4분기 또는 내년 1ㆍ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3ㆍ4분기가 저점이라고 전망하는데 4ㆍ4분기에 횡보할 수는 있지만 내년 1ㆍ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재준 한국개발연구원(KDI) 동향전망팀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4ㆍ4분기가 3ㆍ4분기보다 나을 것으로 보지만 이는 대외여건이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제"라며 "유로존 위기가 파국으로 치달으면 4ㆍ4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물론 그 이상의 타격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