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이 19일째까지 이어지면서 최장기 파업으로 치달은 SC제일은행의 노조가 스탠다드차타드(SC)사가 위치한 영국 런던을 직접 찾아 항의 방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SC제일은행의 파업은 국제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재율 SC제일은행 노조위원장은 15일 "영국 현지의 시위법 등에 대한 법률검토가 끝나는 대로 런던 본사를 찾아 항의시위를 강행할 예정"이라며 "당장 다음주라도 출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 측은 항의단에 전국금융노조,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 관계자들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항의단에 노조 상급단체가 포함된 것은 이들이 성과급제 전면도입을 1차 저지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08년에는 알리안츠생명 노조가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그룹 본사에서 일주일 간 원정투쟁을 벌인 바 있다.
노조가 본사 항의 방문 계획까지 세우면서 SC제일은행 사태는 해결이 더욱 힘든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양측 모두 자신들의 요구안에서 양보할 생각이 전혀 없는데다 대화시도 자체도 끊겼기 때문이다.
특히 노조 측은 이번 파업의 핵심 쟁점인 성과급과 관련, "싱가포르SC의 정규직원이 성과급제 도입 이후 5,000명에서 165명으로 크게 줄었는데 대부분 아웃소싱으로 돌렸기 때문"이라며 성과급제가 대규모 해고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SC본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이 성과급제를 반대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다그치고 있고 실제로 SC가 진출한 75개국 중 성과급제를 도입하지 않은 국가는 오직 한국뿐이라며 강경한 입장이다.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지금까지 1조원에 가까운 예금이 인출됐다고 회사 측은 주장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총파업 여파로 수신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총파업 초기에 비해서는 인출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