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팬택계열, 부활을 기대한다

홈런왕 베이브 루스는 700여개의 홈런을 치기 위해 무려 1,300번의 삼진을 당했다. 그는 수차례 슬럼프도 겪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시련을 극복하고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실패와 위기라는 자산이 쌓일수록 성공과 재기의 가능성도 그만큼 많아진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추진됐던 팬택계열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이제야 시작된다. 당초 올해 초부터 워크아웃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것보다는 늦은 감이 있다. 그러나 이제라도 정상적인 회사운영이 가능해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위기에 빠진 팬택에 재기의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팬택은 호출기를 만들던 조그만 회사에서 연매출 3조원이 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지난 90년대 출생의 대표 기업이다. 재벌 계열사가 아닌 전문 제조업체가 대기업으로 성공한 거의 유일한 사례였다. 이러한 팬택이 있었기 때문에 수많은 젊은이들이 ‘제2의 팬택’을 꿈꾸며 창업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었다. 환율하락과 글로벌 휴대폰 제조사의 저가폰 공세라는 시장상황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채 위기를 맞은 부분 역시 90년대 이후 태어난 기업들에 좋은 표본이 될 것이다. 이제 팬택은 새로운 교과서를 쓸 시점을 맞았다. 한번 실패한 기업이 재기하기 어려웠던 한국의 기업 풍토에서 ‘패자부활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전히 세계 휴대폰 시장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팬택이 기획했던 많은 제품들은 소비자들에게 높은 기대감을 주고 있다. 미국ㆍ중남미ㆍ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구축한 입지도 나름대로 탄탄하다. 이를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만 지속적으로 보여준다면 팬택이 다시 일어서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팬택이 재기에 성공한다면 단 한번의 어려움으로 문을 닫아야 했던 많은 기업과 기업가들도 다시 한 번 재기를 꿈꿀 작은 토대가 쌓이게 된다. 이러한 토대가 점점 튼튼해져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인 기업들이 끊이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팬택의 부활은 단지 팬택만의 부활이 아닌 한국의 도전적인 기업정신의 부활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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