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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제 노래를 듣고 싶은 게 아니라 제 노래를 통해 그 시절을 떠올리고 싶은 것 같아요. 저도 공연장에서 '애심'을 부르면 짝사랑 떠올리시고 첫사랑 생각하시라고 말씀드리고는 해요. 앞으로도 공연을 통해 기꺼이 타임머신의 역할을 하며 당신의 영자와 철수를 찾아드리고 싶네요."
1980년대를 풍미한 가수 전영록(60·사진)이 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데뷔 40주년을 기념하는 단독 콘서트를 갖는 심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1975년 1집 앨범 '나그네 길'을 발표하며 가수생활을 시작한 전영록의 이번 콘서트는 오는 3월8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전영록은 이번 무대를 통해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았던 '불티'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 봐'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저녁놀'과 같은 히트곡들을 총망라할 계획이다. 또 '나를 잊지 말아요(김희애 노래)' '바람아 멈추어다오(이지연 노래)' '사랑은 창밖의 빗물 같아요(양수경 노래)'와 같은 자작곡으로 꾸며진 무대, 아버지인 고(故) 황해 선생과 고 백설희 선생을 회고하며 가족들의 곡을 새로이 편곡해 선보이는 무대, 1980년대 모두가 즐겨 부르던 팝과 포크 음악들로 엮어진 추억의 무대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과거 가수로는 물론 배우·작곡가 등 다방면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그는 최근에는 신곡을 내는 일도, 방송 등에서 얼굴을 보이는 일도 뜸했다. "사실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물어보시는 게 왜 방송에 안 나오느냐는 것과 신곡 안 내느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새로운 걸 해도 선보일 문이 많지 않습니다. 또 요즘에는 열심히 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으니까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요. 나도 어릴 때 선배들이 길을 막고 안 내주면 그게 많이 섭섭했습니다."
노래보다는 토크나 쇼적인 측면에만 치중하는 요즘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그는 "노래를 부르라고 하면 방송이든 어디든 다 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노래하는 곳은 없고 말하는 프로그램밖에 없다. 내가 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란 7080이랑 열린음악회 정도인데 한 주 나가면 다음주에는 못 나가는 것 아닌가. 다른 방법으로 TV에 자주 나오려면 말을 해야 하고 자신을 종이 구기듯 구겨야 하는데 나는 말주변도 없고 잘 맞지가 않는다"고 솔직히 토로했다. 이어 "문화도 그렇고 삶도 그렇고 모든 게 돌고 도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과거 추억을 되새기게끔 하는 복고 열풍이 부는 것 같은데 1980년대는 유독 빠져 있는 것 같다. 어디에서도 다뤄주지 않는 1980년대의 문화를 누군가가 한번 다뤄주시면 정말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전영록은 앞으로도 신곡 위주의 활동은 지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많은 분들이 신곡보다는 애심을 불러달라, 종이학을 불러달라고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내가 더 부를 날이 불렀던 날들에 비해 많지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존 노래들을 많이 불러드리면서 기회가 닿으면 한두 곡의 신곡을 들려드리고 싶다는 게 지금의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