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항공 마일리지 이용제한과 보완과제

항공사들이 승객의 마일리지 사용기간을 제한할 방침이어서 논란을 빚고 있다. 대한항공은 내년 7월부터 마일리지 사용 유효기간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기존 마일리지는 기간제한 없이 언제든 쓸 수 있지만 내년 7월1일부터 적립된 마일리지는 적립월을 기준으로 5년 내에 쓰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소멸돼 사용이 불가능하다. 아시아나항공도 이 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이 같은 사용제한은 고객들의 마일리지가 시간이 갈수록 경영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게 항공사들의 설명이다. 항공사들은 고객들의 마일리지 사용에 대비해 회계상 미리 충당금을 적립하는데 그 규모가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충당금은 지난 10월 말 현재 대한항공 1,886억원, 아시아나항공 595억원이다. 회원들이 마일리지를 사용하지 않고 쌓아두기만 하면 충당금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어 경영부담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이 때문에 외국 항공사들도 사용기간에 제한을 두고 있다. 그러나 마일리지 이용제한은 고객들의 편익을 해친다는 점에서 이를 감안한 합리적인 조치가 병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년에도 몇번씩 장거리 해외여행을 하는 여행자들은 불이익이 덜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 이 제도가 도입되면 마일리지 혜택을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금 고객들의 마일리지 사용여건은 극히 제한적이다. 성수기 때는 거의 사용이 불가능하다. 항공권 말고는 다른 물건을 구매하거나 할인혜택을 받기도 어렵다. 따라서 마일리지 사용기간 제한에 앞서 이같이 제한적인 마일리지 활용의 길을 넓혀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좌석 수를 늘리고 인터넷 조회로 예약을 쉽게 하도록 하는 등의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일정 수준의 마일리지는 기내쇼핑 등 면세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하거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환경단체나 복지시설 등에 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항공사들의 경영부담을 덜면서 고객들의 권익도 훼손하지 않는 합리적인 조치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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