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2일 우리 정부의 대북 `중대제안'과 관련, "아주 창의적이고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익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긍정적 방안"이라고 밝혔다.
라이스 장관은 방한 직후인 이날 오후 7시30분 서울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에서반기문(潘基文) 외교장관과 가진 만찬회담에서 이 같이 말했다.
두 장관은 회담에서 이달 27일께 열릴 제4차 6자회담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모든 노력을 강구할 준비가 돼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구체적 방안으로 어떤 회담 형식이 필요하고 회담의 실질적인 의제는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대해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한미 양국은 특히 이 `중대 제안'을 앞으로 6자회담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기존의 입장과 어떻게 조화시켜갈 지는 14일로 예정된 한미 양자 실무회담과 한.미.일고위급협의에서 발전시키기로 했다.
두 장관은 또 중대 제안이 발표되고 미국도 북한을 동등한 자격으로 존중하면서대화를 해갈 준비가 된 만큼 이제는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고 원하는 것을 협상을 통해 얻도록 하는 것을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 장관은 아울러 지난 달 10일(현지시간) 워싱턴 한미정상회담과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6.17 면담 등 일련의 만남이 6자회담재개에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외에 반 장관은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10차회의 결과를 상세히 설명했으며 라이스 장관은 남북대화가 계속돼 남북관계가 개선되기를 희망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두 장관은 이어 11월에 개최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한한미정상회담에서 어떤 문제를 논의할 지와 방식, 장소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며지난 달 10일 양국 외교장관 간에 논의된 장관급 전략대화의 구성 방안 등도 논의했다.
비자면제 협상과 관련, 라이스 장관은 "이 문제가 한미관계에 어떤 문제인 지를잘 알고 있다"며 비자거부율을 계속 지켜보며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라이스 장관은 유엔 개혁문제에 대해 독일.일본.브라질.인도 등 G4의 기본 결의안을 현실적으로 반대한다는 기본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유엔 안보리 이사국 확대보다는 유엔 전체의 광범위한 개혁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정부 당국자는 외교장관 만찬회담 후 비공개 브리핑에서 중대 제안과 작년 6월의 3차 회담에서 미측이 낸 안을 어떻게 조화시킬 지를 묻는 질문에 "여러 안을 갖고 협의를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대제안이 2008년을 사실상 대북 전력공급의 시기로 잡고 있는데 이는 북한 핵 폐기의 완료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중대제안은 불변의 설계도가 아니며 집을 짓다보면 완공기간을 늦출수도 앞당길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폐기는 과정이며 완료일 수도 있고, 어떤 상태에서는 폐기라는 게완료는 안됐지만 되돌이킬 수 없는 상태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 당국자는 6자회담의 형식과 관련, "6자회담의 틀 내에서 다양한 대화가 가능하며 회담형식은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접근을 하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중대제안 공개 이후 6자회담 전망과 관련, "긍정적 기대를 할 수 없다는 게 아니라 성급하거나 과도한 기대를 가질 수 없다는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한미외교장관 만찬회담은 2시간 가량 진행됐다.
라이스 장관은 방한 이틀째인 13일 오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예방하고 세종로 정부종합청사별관 브리핑룸으로 자리를 옮겨 반 장관과 공동기자회견을 가진뒤 이한한다.
(서울=연합뉴스) 홍덕화.인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