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 와이너리 '콘차이 토로'에서 진행한 와인메이커스 디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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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디너는 보통 와인 출시가 집중되는 연말, 연초, 3~4월, 9~10월에 집중된다. 신제품이 출시되면 각 와이너리 대표나 마케팅 이사들이 팀을 이뤄 월드투어를 하기 때문이다. /사진=금양인터내셔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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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갈라디너, 와인메이커스디너에서 제공되는 와인은 대부분 무제한 이지만 한사람당 맛을 음미하며 마실수있는 와인의 양은 1,000ml에 불과하므로 계획성있게 골고루 와인을 맛보는 것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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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선보이는 메뉴는 성게알과 허브 소스를 곁들인 대하입니다. 여기에 해산물에 가장 잘 어울리는 포도품종인 피노 그리지오로 담근 예르만 피노 그리지오(Jermann Pinot Grigio)를 매치했습니다. 과일 향의 밝고 경쾌함이 특징인 화이트 와인이죠. 요리와 와인을 곁들여보세요. 어떠세요. 드라이하면서도 향이 풍부하고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게 느껴지시나요."
지난 30일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올리보에서 열린 와인디너. 정하봉 JW메리어트 수석 소믈리에의 설명을 들으며 60~70명의 손님들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마리아주(marriageㆍ불어로 음식과 와인의 궁합을 이르는 말)를 체험하고 있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애피타이저, 수프, 파스타와 고기로 이루어진 두 종류의 메인요리, 디저트 등 총 5개의 요리가 나왔고 각각의 요리에 매치한 와인 5종도 선보였다.
유명 조리장이나 소믈리에, 와이너리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식사와 와인 등을 즐길 수 있는 이벤트 디너는 특급호텔이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주최하는 행사다. 보통 레스토랑이나 호텔의 식음팀과 와이너리(혹은 국내 와인 수입사) 등이 연합해서 기획하는 행사다 보니 준비기간이 3개월 이상 걸려 대부분 레스토랑이나 호텔들은 연간 최대 3~4회 정도로 이벤트 디너를 준비한다.
이벤트 디너에는 와이너리 혹은 사케 제조사의 마케팅 이사나 대표가 직접 방한해 신제품을 선보이며 설명을 해주는 와인메이커스디너, 사케메이커스디너와 레스토랑 자체 기획으로 와인과 음식을 매치해 선보이는 와인(갈라)디너, 해외 호텔이나 유명 레스토랑의 조리장을 초청해 특별 코스를 선보이는 갈라디너 등이 있다.
와인 행사의 경우 와인 출시가 몰리는 연초나 3~4월, 가을 이후부터 연말까지 가장 많은 행사가 열리며 이 시기 해외 유수의 와이너리들이 내한해 행사를 진행한다.
누구를 초청하느냐, 어떤 메뉴와 와인을 선보이느냐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미슐랭 1, 2 스타급 조리장의 갈라디너는 10만~30만원선, 3스타급은 50만원선 이상이며 와인메이커스디너나 와인디너의 경우 보통 10만~20만원선이다.
◇와인 무제한…따지고 보면 이익=이벤트 디너의 경우 상시 선보이는 일품요리나 코스요리 대비 고가지만 메뉴와 와인 가격을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이익이라는 게 이벤트 디너 주최측의 주장이다.
지난 30일 열린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와인디너 행사에서 제공된 음식의 가격을 모두 합하면 12만2,000원(세금 별도). 여기에 한 사람 당 1,000㎖의 와인을 마신다고 치면 5병의 와인 값을 모두 합한 총액 48만5,000원(700㎖*5병=3,500㎖)중 1인당 약 13만8,000원어치의 와인을 마셔 총 25만원 이상의 와인과 음식을 먹는 셈이다. 그런데 이 행사의 참가비는 12만원(세금 별도)이니 반값에 호사를 누린 것이다.
홍종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과장은 "와인디너나 갈라디너 모두 평소 호텔에서 맛보기 힘든 최고급 코스요리와 독특한 와인을 선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열리는 행사이므로 최대한 가격을 낮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 설명과 함께 와인 공부=와인메이커스디너나 와인디너는 와인 공부를 위해 참가하는 사람이 많다. 좋은 품질의 와인을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는 기회인데다 와인과 음식을 매치하는 법도 익힐 수 있고 와이너리 대표나 마케팅 이사가 직접 행사를 진행하거나 각 레스토랑이나 호텔을 대표하는 소믈리에가 직접 설명을 해주기 때문이다.
유명 조리장을 초청한 갈라디너 역시 마찬가지다. 대부분 갈라디너 등 이벤트 디너에서 선보이는 요리는 평소 레스토랑에서 선보이지 않는 메뉴들이다. 조리장은 단 하루 혹은 길어도 3~4일에 불과한 갈라디너 행사를 위해 5~6가지의 특별 메뉴를 개발하고 소믈리에와 함께 와인과 요리를 매치한다.
◇무제한의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이벤트 디너를 제대로 즐기는 요령은 주류나 음식이 무제한으로 제공되더라도 폭식ㆍ폭음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와인이나 사케 등 주류는 사람마다 주량 차이는 있지만 맛을 음미하며 마실 수 있는 양은 한계가 있다.
한 사람 당 와인 맛을 느끼며 즐길 수 있는 양은 1,000㎖ 가량으로 처음부터 포만감이 느껴지기 시작하면 다음 코스로 제공되는 요리와 와인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 따라서 애피타이저와 스프를 즐길 때 와인은 한 잔씩만 곁들이고 메인요리와 함께 제공된 와인을 맘껏 마시는 것이 좋다. 이와 관련 정하봉 소믈리에는 "보통 메인요리에 매치하는 와인은 그날 행사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맛이 좋은 와인"이라며 "애피타이저나 수프와 함께 나온 와인은 한 잔 정도씩 만 즐기고 메인 요리와 함께 나온 와인을 여러 잔 마시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다.
보통 와인과 음식을 매치하여 선보이는 이벤트 디너에서는 저알코올에서 고알코올로, 향(아로마)이 약한 와인에서 강한 와인으로, 바디감이 약한 것에서 풀바디로 선보이는 것이 정석이다. 알코올 도수가 높고 향과 바디감이 강한 와인을 먼저 마셔버리면 뒤에 마시는 와인과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달고 향이 강한 디저트 와인을 미리 마시는 것도 예의에 어긋난다. 정 소믈리에는 "디저트와 와인은 단맛이 강하므로 가장 마지막에 먹어야 한다"며 "단맛은 모든 맛을 가려버리기 때문에 디저트 와인을 먼저 먹는 것은 요리사를 모독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호텔, 와인수입사 홈페이지서 공지=이벤트 디너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곳은 호텔, 와인수입사의 홈페이지나 와인 동호회 게시판이다. 와인수입사들 중에선 규모가 큰 금양인터내셔날, 두산주류, 신동와인 등이 홈페이지를 통해 와인디너나 연말파티 관련 공지를 자주 띄운다.
회원수가 많은 인기동호회에선 수입사나 와인바의 초청행사도 빈번하다. 현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동호회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와인리더소믈리에(cafe.daum.net/wineSommelier), 와인홀릭(cafe.daum.net/WineHolic), 와인나라사람들(cafe.daum.net/PeopleAtWineNara), 네이버의 와인카페(cafe.naver.com/wine)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