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출전한 메이저 대회에서 ‘퍼펙트 연기’로 우승한 김연아(23)가 ‘피겨 여왕’으로 재확인 받기까지의 자신을 돌아보는 한편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런던에서 열린 피겨 세계선수권 여자 싱글에서 정상에 오른 김연아는 18일 현지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했다. 이 자리에서 김연아는 “솔직히 주변을 보면 나보다 노력하는 선수들이 많다. 그런 선수들을 보면 나는 어느 정도 타고난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하지만 반대로 재능은 무척 많은데 노력을 안 하는 선수들도 많다. 타고난 것도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우승으로 내년 소치올림픽에 후배 두 명과 함께 출전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올림픽이라는 무대는 한국 피겨 선수들에겐 흔치 않은 경험”이라며 “우리나라 선수들은 큰 대회 경험이 부족해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 쉽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해 보면 느끼는 것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선수들이 쇼트 프로그램을 망쳤을 때 자신감을 잃는 경우가 많은데 빨리 잊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보통 사람들도 고통스러운 일을 겪더라도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경우가 많지 않느냐. 그런 것을 생각하면 걱정하고 힘들어 한다고 달라지는 것이 아닌 것 같다”고도 밝혔다.
귀국 후 새로운 프로그램 구성을 고민할 김연아는 “10월 중순이나 말에 시작되는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할 예정”이라며 “잘 풀리면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할 것이고 그 다음이 올림픽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연아는 이날 뒤풀이 무대인 갈라쇼에서 캐나다 가수 마이클 부블레의 ‘올 오브 미(All Of Me)’에 맞춰 고혹적인 ‘남장’ 연기를 펼쳐 전날 프리 스케이팅 ‘레미제라블’에 이어 다시 한 번 기립 박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