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월가 CEO 회사 망치고도 부활"

다우 김 前 메릴린치 사장등 창업·스카우트로 제몫은 챙겨<br>뉴욕타임스 보도

다우 김 前메릴린치 공동사장, 조이 크루즈 前모건스탠리 공동사장, 토마스 마헤라스 前씨티그룹 공동사장

뉴욕 월가를 움직이는 거물 금융인들이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불명예 퇴진을 해도 어느새 다른 펀드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거나 개인 창업을 해 제몫을 챙기고 있다고 27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해 한국계인 다우 김(사진) 전 메릴린치 공동사장과 토마스 마헤라스(사진) 전 씨티그룹 공동사장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투자했다가 회사에 부실을 누적시키고도 회사를 떠나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른 산업에서는 천민신세가 되지만, 월가에서는 직장을 옮기거나 창업을 해 새로운 삶을 살게 한다는 것이다. 김 전 사장은 지난해 모기지 사태가 있기 직전인 5월 메릴린치에서 물러난 뒤 자신이 직접 차린 헤지펀드 다이아몬드 레이크 캐피털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이 크루즈(사진) 전 모건스탠리 공동사장은 이번 모기지 부실 도미노로 회사에 108억달러의 손실을 입혀 불명예 퇴진했지만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있다. 마헤라스 전 씨티그룹 사장은 지난해 가을 씨티그룹을 떠났지만 베어스턴스를 포함한 다수의 투자은행들로부터 경영진급의 자리를 제안받고 있다. 또 몇몇 투자업체들은 10억달러선의 자금을 들이밀며 마헤라스 전 사장에게 헤지펀드 창설을 권유하고 있다. 이처럼 월가 경영진들이 실패를 해도 제몫을 챙기는 것은 월가에서 근무하면서 개인적인 인맥을 쌓아 차후를 대비하는 전략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 지난 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를 파산직전까지 몰고 갔던 존 메리웨더 전 LTCM 창업자가 현재 JWM파트너스에서 활약하고, 메릴린치에서 일했던 하워드 루빈이 1987년 4억달러 손실을 초래하고도 바로 베어스턴스에 영입된 바 있다. 이는 씨티그룹과 메릴린치 등이 이번 사태로 각각 수천명의 직원들을 감원하겠다는 발표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신문은 “뉴욕 월가의 경영진들에게 실패와 굴욕의 경험이 직업상의 유배로 전이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이는 월가의 계급 차이”라고 분석했다. 찰스 가이스트 맨해튼 컬리지 교수는 “월가가 돈을 잃는 것은 개인의 능력 부족 때문이 아닌 시스템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따라서 이번에는 운이 안 따랐으니 또 다음 기회를 주는 꼴”이라고 해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