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남자 프로 골퍼들이 이번 주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대회를 치른다.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동안 북한 땅인 강원도 고성의 금강산 아난티 골프장에서 펼쳐질 SBS코리안투어 금강산 아난티 NH농협오픈(총상금 3억원). 60명만 출전해 컷 오프 없이 4라운드 72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치르게 되는 이 대회는 사상 처음으로 북한에서 열리며 골프 경기 사상 최초로 북한에서 현지 생중계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선수 60명과 캐디 60명, SBS중계 스텝 및 방송 차량이 22일 군사분계선을 통과해 금강산으로 향했다. 선수들은 23일 연습라운드부터 24일 프로암, 공식 대회 4라운드까지 최다 6라운드를 금강산 골프장에서 하게 된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난생 처음 밟게 되는 금강산 아난티 골프장은 파72에 총 전장 7,630야드로 코리안투어 개최 장소 중 최장 코스다. 중계 관계상 평소의 아웃, 인코스를 바꿔 진행되며 이 때문에 3번홀에서 12번홀로 변경된 곳은 무려 1,016야드에 달하는 파6홀로 선수들의 스코어가 궁금해지는 홀이다. 아마추어들에게는 파7로 적용되는 이 홀은 티잉 그라운드에서 보면 ‘ㄱ’자를 거울로 본 모양처럼 생겨 장타자들은 코스를 가로질러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솟는다. 그러나 러프 지역에 초대형 벙커와 늪지대가 들어서 있으며 꺾여 돌아가는 부분에는 소나무 군락지가 자리잡아 쉽게 넘겨 칠 수가 없다. 이에 따라 선수들이 대담한 공략으로 이글 이상의 스코어를 낼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평소 14번홀이지만 대회 때는 5번홀이 되는 곳은 소위 ‘깔때기 홀’로 알려진 곳. 전체 18홀 중 유일하게 그린이 2개인 이 홀에서는 그러나 깔때기 홀 대신 오른쪽 그린을 사용하게 된다. 다소 내리막 지형이기는 하지만 무려 264야드나 되며 그린 앞에 거대한 연못이 자리잡고 있어 승부에 영향을 미치는 홀이 될 전망이다. 전체적으로 페어웨이 폭이 100야드 안팎으로 넓고 OB지역이 없어 호쾌한 샷의 욕구가 솟지만 울창한 수림과 코 앞까지 다가온 듯 보이는 금강산 절경 바위들이 착시를 일으킬 수 있다. 이 대회를 준비해 온 골프장 관계자는 “벙커가 많고 러프가 깊기 때문에 페어웨이 안착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회에는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괴물 신인’ 김경태(21ㆍ신한은행)가 아시안투어 출전을 위해 불참한 가운데 시즌 3승을 노리는 강경남(24ㆍ삼화저축은행)과 승수 추가를 노리는 배상문(21ㆍ캘러웨이 골프), 김창윤(24ㆍ휠라코리아), 황인춘(33ㆍ클리블랜드 골프)등 젊은 골퍼들의 격돌이 예상된다. 강경남은 이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시즌 상금 4억원을 돌파하며 상금랭킹 역전 발판을 만들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