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메라는 다른 SNS와 조금 다릅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이 '일상을 지인과 공유', 즉 '스토리텔링'이라면, 싸이메라는 이른바 '뽐내기'가 SNS를 움직이는 힘이 됩니다."
정운철(45·사진) SK커뮤니케이션즈 본부장은 자사의 SNS 서비스 싸이메라 이용자들은 다른 SNS 이용자들과 달리 '뽐내기'에 대한 욕구가 있다고 설명했다. '셀카'가 콘텐츠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정 본부장은 "사진 보정 앱에서 시작한 싸이메라는 다른 SNS보다 콘텐츠를 예쁘게 꾸미는 데 특화돼 있다"고 말했다. 싸이메라는 '셀카' 기반의 SNS로 주로 올라오는 콘텐츠도 거의 이용자 스스로 만든 것이다. 실제 전체 콘텐츠 중 90% 이상이 싸이메라에서 새로 만들어진 사진 콘텐츠다.
싸이메라는 원래 사진 앱이었지만, 지난 해 5월 이용자 간 네트워크를 강화시켜 SNS로 서비스를 확대 개편했다. 현재 글로벌 내려받기 수는 6월 초 현재 1억6,000만 건이다. 국내 SNS 중에 내려받기 숫자는 가장 높다.
'뽐내기' 방식의 SNS는 과거 싸이월드의 운영법과 흡사하다. 정운철 본부장은 미니홈피를 예쁘게 꾸미고, 다시 지인들이 미니홈피를 방문하는 식의 선순환 구조는 싸이월드와 싸이메라 모두 같다고 전했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했냐'가 아니라 사진 콘텐츠로 표현된 '나'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 방식은 단편적이지만, 일반적 SNS와 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인 기반 SNS 대신 제3자 SNS 서비스 방식도 싸이메라가 추구하는 방향이 됐다. 모르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이 싸이메라의 핵심이다. 정운철 본부장은 "싸이메라는 익명 SNS를 추구한다"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지인 기반 네트워크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진 기반 SNS는 자신의 사진을 노출하는 게 유쾌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차라리 그럴 바에는 세계 각국의 모르는 사람들과 좀 더 자유롭게 소통하는 것도 나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편, 정운철 본부장은 글로벌 이용자들이 싸이메라를 이용하는 방식도 제각기 다르다고 전했다. 정 본부장은 "우리나라 이용자의 경우 턱을 갸름하게 하거나, 얼굴을 하얗게 보정하는 경향이 많은 것처럼 얼굴 위주로 사진을 올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반면 남미 지역에선 얼굴보다 사진 전체 분위기를 만드는 데 치중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액자나 스티커로 사진을 꾸미는 것을 남미에선 얼굴을 수정하는 것보다 인기가 있다. 또 서양에선 몸매를 과감하게 드러내는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한다고 정 본부장은 얘기했다. 즉, 아시아에선 얼굴, 서양은 사진 분위기와 몸매가 셀카의 주요 소재였다.
수익화는 올해 초부터 본격 시동을 걸었다. 크게 두 가지 방식이다. 먼저 광고 전략이다. 나머지 방식은 싸이월드처럼 아이템 판매를 바탕으로 수익을 올린다. 싸이메라는 스티커와 같은 기본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유명 브랜드와 손잡고 제휴 아이템으로도 매출을 올리는 전략을 세웠다.
정 본부장은 "예컨대 셀카에 선글라스 아이템이 있는데 여기에 유명 브랜드를 입힌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싸이메라의 장점인 사진 편집 기술이 더 발전하면 셀카에 가발을 입히거나, 화장품 효과를 넣어 제휴 효과도 높인다는 전략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