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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재정, 美·佛·加장관 등과 잇단 양자회동…한·중 면담은 불발
입력2010.10.22 17:58:13
수정
2010.10.22 17:58:13
[G20 경주 재무장관회의] 환율전쟁 접점 찾기 숨가쁜 물밑협상<br>"G20공조체제 깨선 안된다" 합의도출 위해 협조 공감대속<br>中과의 사전만남 성사 안돼… '조율과정 가시밭길' 보여줘
|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환영리셉션에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만나 환담하고 있다. 경주=이호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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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막히는 벼랑 끝 물밑 협상이었다.
22일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들은 양자 면담을 통해 각국 간 치열하게 벌어지는 환율전쟁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한 물밑작업을 벌였다.
회의 의장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짐 플래어티 캐나다 재무장관을 시작으로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과 연쇄 회동을 갖고 환율해법을 모색했다.
하지만 예정됐던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과의 양자 회담은 중국 측이 일정상 이유를 들어 불발됐다. 미국과 중국을 차례로 만나 환율갈등에 대한 조율에 나섰지만 중국과의 사전 만남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협상의 조율이 쉽지 않음을 보여줬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중재자인 한국이 미국 측 입장을 지지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플래어티 장관은 환율갈등 해법을 주도하는 한국에 협조를 약속했다. 지난 6월 토론토 정상회의를 개최했던 캐나다의 플래어티 장관은 윤 장관과의 면담에서 환율갈등이 G20 체제와 국제 공제의 틀을 깨뜨려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 윤 장관은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쿼터 및 지배구조 개혁 등 G20 주요 이슈들의 최종 합의 도출을 위한 캐나다 측의 지지를 당부했다. 이에 양국은 G20 회의에서 해결하도록 노력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윤 장관의 면담은 아주 친밀한 분위기에서 30여분 넘게 환율과 국제통화기금(IMF) 지분 개혁 등 쟁점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갔다. 특히 미국 측은 G20 의장국인 한국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며 G20 서울 정상회의까지 회원국가 합의도출을 위해 적극 협조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가이트너 장관은 G20 회원국 재무장관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저평가된 환율정책을 가진 신흥국들이 펀더멘털에 맞게 환율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무엇보다 환율이 펀더멘털과 일치해야 한다면서 과도한 환율 변동성을 피하도록 공조하겠다고 사실상 환율전쟁을 벌이는 중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또 회원국들이 대외 불균형을 국내총생산(GDP)의 특정 수준 이하로 줄이는 정책을 낼 것을 약속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회담 과정에서 의장국으로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도록 장을 만들어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은 라가르드 재무장관과 양자 면담을 통해 IMF 지분 개혁 및 환율 문제에 대한 협력을 요청했다. 아울러 G20 서울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 성과가 G20 정당성 유지 및 내년 프랑스 정상회의에 대한 관심도와 직결되는 만큼 프랑스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지를 당부했고 프랑스는 G20 서울 정상회의 성공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자 면담에 이어 G20 재무장관들은 이날 저녁 천년고도 경주의 유적인 안압지로 자리를 옮겨 보름달을 바라보며 저녁과 함께 환율 문제를 논의한다. 배석자 없이 재무장관과 총재만 참여하는 자리인 만큼 접점을 찾기 위한 마지막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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