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제 신용평가사 횡포막자” 佛ㆍ獨등 규제 움직임 본격화

”신용 평가사 횡포, 더 이상 봐주지 않겠다” 무디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피치 등 주요 신용 평가사들의 처사에 불만을 표시해온 각국 정부들이 이들에 대한 규제마련에 팔을 걷어 붙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가 G7회담에 주요 신용 평가사들의 `신용` 문제를 공식 제기, 이들이 좀 더 투명하고 납득할만한 기준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행동강령을 제정할 방침이라고 2일 보도했다. 또 프랑스 정부와는 별도로 프랑스 기업 재무책임자협회(AFTE)도 신용 평가사들과 행동 강령마련에 대한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는 최근 프랑스와 독일 등 일부 나라에서 신용 평가사들의 등급 조정이 지나치게 `편파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특히 독일 정부는 최근 티센 크루프를 비롯한 독일 기업들의 잇단 신용 등급 하락에 강력 반박하며 3대 기관의 영향력에 맞설 유럽 신용 평가기관의 설립을 추진중이다. 미국과 영국에 기반을 둔 3대 신용 평가가관들은 그동안 자체 기준에 따른 등급 평가로 기업은 물론 한 나라의 경제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막대한 권력을 자랑해 왔다. 문제는 막대한 영향력에도 불구, 이들을 규제할 마땅한 법적 조항도, 주체도 없다는 것. 프랑스 재무부의 한 관리는 “신용 평가사들은 전세계 금융 분야를 통틀어 가장 불투명하며 규제를 받지 않고 있는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신용 평가 기관들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면서 여러 금융 관련 기관들도 이들에 대한 감시에 가세하는 추세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평가기관들이 수수료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는 민간기업이라는 점에서 이해 상충의 소지가 있다며 특히 이들의 공정성, 전문성 등을 면밀히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심지어 3대 신용 평가기관에 독과점적 지위를 부여해 왔던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조차 이들의 평가가 믿을만한 것인지에 대해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SEC는 이달 중으로 보고서를 발표, 신용 평가사들의 평가 결과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감시 체제 마련이 필요한지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미 의회역시 지난 2001년말 세계 금융계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던 엔론 사태와 관련, 3개 신용 평가기관들이 엔론의 투자등급을 유지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손실을 입힌 경위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한편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3대 신용 평가사들은 행동 강령 마련의 필요성에는 일단 수긍하는 분위기다. 피치의 폴 테일러 업무이사는 그러나 행동 강령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신용 등급 발표 시기에 해당 기업의 의견을 반영하는 등의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관련기사



윤혜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