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만남에서 과연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현 회장이 김 위원장과의 회동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의지를 전했는지 여부도 관심사다.
우선 현 회장은 현대아산 소속 억류 근로자 유성진씨가 지난 13일 136일 만에 석방된 것에 사의를 표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지난해 7월11일 금강산 관광객 고 박왕자씨 피격 사망사건 이후 중단된 금강산관광과 지난해 12월 북한 통행제한 조치의 일환으로 중단된 개성관광 재개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현 회장은 그룹의 상징사업인 금강산ㆍ개성 관광 재개 이슈를 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건넸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방북을 계기로 어떤 형태로든 금강산ㆍ개성 관광 재개의 실마리를 잡으려 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이 금강산 관광객 사망 이후 우리 정부가 중단시킨 금강산관광을 재개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북한 당국이 이미 금강산 사건에 대한 유감의 뜻을 표시한 적이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이 또다시 유감을 표명했을 가능성은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하지만 현 회장과의 면담에서 남측과의 관광 재개를 위해 여러 문제를 협의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피력했을 수는 있다. 나아가 김 위원장은 이번 면담을 통해 지난해 11월 말 북측이 중단한 개성관광을 재개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을 수도 있다.
최대의 관심사는 현대아산이 주도하는 개성공단 사업에 대한 북측의 메시지다. 북측이 이미 개성공단 제한 조치를 가했고 개성공단 특혜를 재조정하자고 선언한 이상 개성공단에 대해 전격적인 입장을 밝혔을 가능성은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다. 다만 김 위원장이 현 회장을 통해 현 단계에서 개성공단 이슈를 포함한 남북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한 기본적인 구상을 밝혔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이 8ㆍ15 경축사에서 밝힌 한반도 신평화 구상에 대해서도 의견을 표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