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진흥공단의 미래를 중소기업 전문 정책금융기관으로 가닥 잡았습니다. 그동안 은행을 통한 대리 대출 비중이 높았는데 이제는 중진공 직접 대출 비중을 적극 확대할 것입니다"
지난 1월18일 취임 이후 이달 4일로 200일을 맞는 박철규(55ㆍ사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2일 서울 여의도 본부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중진공의 정체성에 대한 그동안의 고민을 중소기업 정책자금의 직접대출 금융기관으로 결정했다는 것.
박 이사장은 "지난 200일 동안 중진공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았다"며 "그 결과 이제는 중기 정책금융기관으로 방향을 완전히 잡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현재 중진공은 대리 대출 비중이 높은데 이렇게 되면 대출 금리도 높아지고 담보, 보증까지 요구되는 등 기업 부담이 많아진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출기관 가운데 중기 현장에 가장 가까운 중진공이 앞장서 직접 신용 대출을 늘리는 방법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이 직접 대출 확대에 대해 이렇게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취임 직후부터 시작한 '중소기업 건강진단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소기업 건강진단사업은 중진공 직원과 외부 기업진단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직접 기업 건강상태를 체크한 뒤 문제 확인부터 해결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을 말한다. 직접 대출 확대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손실 부담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해 관련 예산을 늘리는 쪽으로 해결할 방침이다.
박 이사장은 "중기 건강상태 측정이 가능해지면서 직접 대출 확대에 따른 리스크 증대도 감당할 수 있게 됐다고 본다"며 "손실보전 예산 증대 방안은 현재 기재부와 논의 중인데 중진공 손실률이 현재도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에 비해 결코 높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이와 함께 앞으로 창업 및 중기 마케팅 지원사업에 대해서도 관심을 쏟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창업 사업의 경우 앞으로 사후관리에 좀더 중점을 둘 것"이라며 "중기 판로지원의 경우는 중진공이 중기유통센터를 통해 다 팔아줄 수도 없는 만큼 직접 지원보다는 마케팅 인프라 지원에 더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