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日폭풍" 지구촌 초긴장

[흔들리는 세계경제] 1. 무너지는 양대축새 세기의 희망을 채 펼쳐보기도 전 경제 침체를 속속 알리는 미국ㆍ일본발(發) 암울한 소식이 세계 경제의 지축을 흔들어 놓고 있다. 자존심 강한 세계 경제계의 양대축 미국과 일본에서 발생한 경기 둔화의 회오리가 아시아 등 이머징 마켓은 물론 유럽연합(EU) 국가들까지 태풍권으로 몰고 있는 세계경제 의 현황과 우리의 대응책을 긴급 진단해본다. 최근 뉴욕 증시의 폭락을 시발로 일본을 비롯 세계 금융시장 전체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전세계 주식시장은 연일 동반 하락, 지난 97년 미 증시를 강타한 '블랙 먼데이'의 악몽이 재현된 듯한 상황이다. 지난 주말 급락에 이어 13일 뉴욕 증시의 나스닥 지수는 개장 30분만에 심리적 지지선인 2,000대가 붕괴, 지수 1923.38을 기록하며 2년3개월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연일 추락하고 있는 일본 증시 역시 13일 개장과 동시에 또 다시 폭락, 지수 1만2,000대가 16년만에 깨지며 역대 최고점 대비 무려 70% 가까이 추락했다. 현재 미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보다 경기 둔화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악화다. 첨단 기술주들의 거품이 빠지며 추락하는 시장에 부시 행정부는 거의 손을 쓰지 못하고 있으며 증시 침체로 소비 심리는 급랭, 장기 불황의 가능성도 예고되고 있다. 이 같은 국내 경기의 침체로 미 경제 성장률은 급격히 둔화될 조짐이다. 경제 전문가들중에는 10년 호황끝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속 13일 나스닥 2000대 붕괴의 의미에 대한 월가의 반응은 우려 일색으로 바뀌고 있다. 며칠전 지수가 바닥에 임박했다며 매수 추천을 외쳤던 일부 시장 낙관론자들조차 이날 지수 2000대 붕괴에 이제까지의 시장 전망을 서둘러 철회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월가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폭 확대에 거의 유일한 희망을 걸고 있으나 그나마도 인플레에 대한 우려로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훨씬 심각하다. 2차대전 이후 최악의 불황에도 일본 경제를 간신히 떠받혔던 수출마저 감소하며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민간부문의 소비 심리는 계속 위축되고 있고 산업 생산도 내리막 길이다. 13일에는 급기야 정부가 나서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공식 인정했다. 일본경제를 최악의 상황으로 모는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정정 불안이다. 정치 불안이 빠른 시일내 수습되지 않을 경우 일본 경제 전체가 공황으로 치달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해있다. 한편 세계 경제의 절대 강자 미국과 일본의 이 같은 경제적 혼돈 상황에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은 아시아를 비롯한 이머징 마켓이다. 특히 미일 양국의 경기 침체는 대일ㆍ대미 수출의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말레이시아 등에 치명타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일본의 경기 침체가 가속화, 일본 금융기관이 동아시아에서 투자 자본을 일시에 회수할 경우 지난 97년에 이은 제2의 환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사태를 우려, 실제 이머징 마켓 각국들은 최근 외환 시장에서 자국 화폐 가치의 급락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상황이다. 홍현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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