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증시를 개인투자자들이 이끌고 있다. 하지만 개인들의 경우 상승 추세가 꺾일 때 가장 먼저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커 증시 전문가들은 방어적인 투자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개인들의 왕성한 식욕=최근 증시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팔장을 끼고 관망 중이다. 연초부터 정보기술(IT)주를 사들였던 외국인은 기대했던 턴어라운드가 지연되면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자 기회를 엿보고 있고, 기관들은 적립식펀드 환매 여파로 실탄이 소진되면서 매수 여력이 떨어지고 있다. 2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824억원, 3,368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개인은 같은 기간 6,575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난 1월 이후 가장 왕성한 식욕을 드러냈다. 증시 주도주의 거침없는 상승 행진도 개인 매수세에 기인한다. 하지만 중국의 긴축 정책으로 조정 분위기가 무르익자 개인들이 가장 먼저 손을 털고 있다. 이날 증시에서는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90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증시 전문가들은 개인이 주도하는 증시는 충격에 약해 쉽게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의 장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거래 잔고가 급증하는 등 과열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개인이 주도하는 증시는 체력이 약한 만큼 외부 충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방어전략 마련해야=증시 전문가들은 개인의 영향력 확대와 중국 리스크를 감안, 방어적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주도주의 경우 완전히 버리기보다는 저가 매수 전략을 취하고 내수주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대안 1순위로 꼽히는 IT주는 차별화된 대응이 요구된다. 이준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도주에 이어 내수주의 이익 모멘텀이 확대되고 있어 지수는 장기적으로 우상향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다만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다는 측면에서 저점 매수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IT주는 반도체보다는 액정표시장치(LCD)가 유망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IT주가 투자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실적회복이 지연되는 반도체는 매수시기를 늦춰야 한다”면서 “LCD는 실적회복이 가시화하고 있는 만큼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완 투자처로는 통신ㆍ전기가스ㆍ내수 업종이 꼽히고 있다. 김대열 대투증권 연구원은 “조선을 비롯한 산업재 섹터는 가격 부담과 중국 긴축 리스크에 노출돼 있고 IT 등 후발섹터의 업황은 부진한 상황”이라며 “방어적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조정기에 상대적으로 선방할 수 있는 전기가스ㆍ통신 등 유틸리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