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멋보다 감성호소” 신선/영상적 치장대신 신세대여성 심리분석 치밀/일상 에피소드로 친근함 표현 패션광고 새장광고는 그 상품이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철학이 있어야 한다. 특히 패션광고는 그 옷이 가지고 있는 특성에 걸맞는 가치관과 철학과 주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브랜드만이 가지고 있는 철학을 바탕으로 창출해 낸 이미지는 패션광고의 표현전략에 있어 중요한 요소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패션광고는 눈에 보이는 것만을 중요시해 그 브랜드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데 주력, 공허한 멋만 강조하는 차원으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임팩트한 영상적 치장이 아닌 목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심리를 치밀하게 분석해 일상의 에피소드를 일관된 이미지로 표현함으로써 차별화에 성공한 광고가 있다. 「나의 사랑 나의 패션」이라는 슬로건으로 대표되는 나산의 「꼼빠니아」광고가 바로 그것.
꼼빠니아는 지난 89년 가을 소비자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꼼빠니아는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신세대들의 캐주얼과 정장스타일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조이너스」에 이어 만든 브랜드.
광고를 기획한 냅스광고팀은 멋만 강조하고 끝나는 패션광고에서 벗어나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에게 좀더 다가설 수 있을까를 두고 밤샘작업을 계속했다. 한달여의 고민끝에 이 브랜드가 20∼24세의 숙녀가 주요 고객이며 이들이 생활속에 가장 중요히 여기는 것이 「사랑」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따라서 냅스광고팀은 이들 소비자들의 감성에 호소하기 쉬운 「사랑」을 광고 표현의 컨셉으로 설정했다. 브랜드슬로건도 「나의 사랑, 나의 패션」이라고 했다. 모델도 출범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탤런트 이미연을, 90년대 들어서는 오연수, 이 본, 박상아를 연달아 등장시키며 소비자 라이프스타일과 연계된 광고로 안방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당시는 물론 현재의 소비자들에게도 꼼빠니아의 그 아련한 사랑이야기가 자신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동일함과 친근함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나의 사랑, 나의 패션」이란 말로 처리된 멘트는 「꼼빠니아=나의 패션」이라는 인식을 각인시키며 패션광고는 멋을 강조하는게 아니라 소비자들의 감성을 호소하는 것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것이다.
광고의 성공은 매출증대로 이어진다는 진리는 꼼빠니아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런칭 이듬해인 91년 89%의 놀랄만한 신장율을 보인데 이어 금년까지 연평균 40%에 이르는 판매신장률을 기록하며 나산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꼼빠니아 광고는 발랄하고 귀여우며 자신을 지켜나가는 지적인 여대생이나 사회초년생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심리구조가 일치되는 감성패션임을 강조함으로써 성공한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하고 이 광고가 패션광고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시발점이 됐다고 밝혔다.<고진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