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0대기업의 노조전임자가 선진국 노조에 비해 최고 7배나 많다는 조사는 예상은 했지만 너무 지나치다.
전임자가 많다는 것은 바로 노사갈등과 강성 투쟁의 주요 원인이 된다. 노조가 강성인 사업장 일수록 전임자가 많았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임금은 받으면서 일은 하지 않는 전임자가 많으면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서 사용자를 압박하고 걸핏하면 파업을 하는 강성투쟁으로 흐르게 된다.
매년 파업을 연례행사처럼 벌이고 있는 현대자동차 노조의 경우 실제 전임자가 211명으로 노조원 200명당 1명 꼴이었다. 독일ㆍ프랑스 등 선진국의 경우 1,500명당 전임자가 1명인 것과 비교해 무려 7배나 많다. 일본은 500~600명,미국은 800~1,000명 당 1명이었다. 이처럼 선진국 노조는 전임자가 우리 보다 적기도 하지만 임금도 전액 노조기금으로 충당하는 것이 우리와 크게 다른 점이다.
놀고 먹는 사람이 많다 보니 투쟁전략을 짜거나 상급단체와 연계해 강성투쟁 방안을 마련하는데 시간을 보내게 된다.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세계 주요 국가 중 바닥권인데 강성투쟁과 과다한 전임자는 생산성 향상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은 시간당 19달러로 미국의 48달러, 일본의 35.8달러와 비교할 것이 못 된다.
그나마 우리는 전임자의 임금을 회사가 부담한다.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을 금지한 ‘노사 로드맵’ 실시가 3년간 유예됨에 따라 각 회사는 앞으로도 3년간 임금을 부담하게 됐다. 무노동 무임금에 노조전임자 임금지급이 금지돼야만 전임자 수나 강성투쟁도 줄어든다는 것을 선진국 노조운동은 말해주고 있다. 노조도 이젠 무노동 무임금에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시대에 대비해 전임자 수를 줄이는 등 노사관계 선진화에 앞장서야 한다. 북한 핵 등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주5일제 실시 등으로 근로시간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근로시간은 짧아지는데 생산에 기여하지 않는 노조전임자까지 많다 보니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을 수 없다, 노조전임자 수도 국제기준에 맞추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