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리나라에 이라크 평화유지를 위한 유엔 다국적군 파병을 요청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황영수 국방부 대변인은 9일 "미국은 최근 이라크 추가 파병과 관련해 비공식적으로 협력 가능성을 타진해왔다“며 “정부는 국제정세 동향과 국민의견 수렴 등 다각적이고 신중한 검토를 거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수혁 외교통상부 차관보도 이날 "롤리스 미국 국방부 부차관보가 지난 3-4일 서울에서 열린 미래 한미동맹 4차회의 때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 파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라크에는 의료 및 공병부대인 제마ㆍ서희 부대가 파견돼 있으나 치안유지군이 파견될 경우, 사실상 전투병 파병으로 볼 수 있어 커다란 논란이 일 전망이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지난 3-4일 서울에서 열린 `미래한미동맹 정책구상 4차회의` 참석차 방한한 미측 인사가 회의와는 별개 채널을 통해 관계당국에 추가파병 가능성을 타진해왔다"며 “미국은 한국에만 유엔 다국적군 파병을 요청한 게 아니고 전세계 모든 동맹국들에게 비슷한 제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국이 파병 병력 성격과 규모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는 소문과 관련해 "미국이 전투병으로 한정해 파병을 요청하지는 않았다“며 “정부는 조만간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미국 요청에 대한 수용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영달 국회 국방위원장은 이날 미국의 한국군 이라크 추가파병 요청과 관련, "이라크 파병이 평화유지활동(PKO)에 필요하다는 유엔논의를 통해서라면 몰라도, 유엔의 요청이 없는 파병요구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유엔 PKO 차원에서 유엔의 요청 형식을 취할 경우 동의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조충제기자, 김민열기자 mykim@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