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소공인을 글로벌 장인으로] <1> 도약 발판 특화자금 활용을

영세 뿌리산업에 자금 적기 지원 '중기 성장' 사다리 놓는다<br>조립·귀금속가공 등 10인 미만 제조업체 대상<br>담보없이 기술력만으로 5년간 최고 5억 융자<br>절차 간편하고 개선방안도 제시 만족도 높아

경남 김해시 비오비테크 공장에서 직원들이 밀링가공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비오비테크


소공인은 통상 종업원 수 10인 미만의 소규모 제조업체를 말한다. 조립ㆍ봉제ㆍ귀금속가공 등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은 '장인'이라 불릴 정도로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국내 제조업의 뿌리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영세기업이 대부분으로 매출이 적고 근무환경이 열악해 자금난, 인력난으로 신음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그동안 정부 지원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상대적으로 소외돼왔다. 이에 중소기업청은 이들이 생존기반을 갖춰 어엿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특화자금 지원, 지원센터 설립 등 사업을 펼치고 있다. 서울경제는 4회에 걸쳐 정부의 소공인 지원정책 등을 소개하고 소공인들이 향후 당당한 경제 주체로 설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경남 김해시에 있는 비오비테크는 자동차나 중장비 부품 생산에 필요한 다이캐스팅과 사출용 금형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2009년 4월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해 자동차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수주 물량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즐거운 비명도 잠시, 납품 물량을 맞추려면 공장을 키우고 설비를 더 마련해야 되는 데 자금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게 됐다.


급한 마음에 은행 등 금융권 문을 두드렸지만 규모가 작은 기업에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마침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소공인특화자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비오비테크는 지난해 8월 소공인특화자금 7,000만원을 지원받아 숨통을 틀 수 있었다.

이 돈으로 비오비테크는 기계를 한 대 더 샀고 부족한 운영자금도 충당했다. 설비가 늘다 보니 직원도 늘었다. 이전에 7명이었던 직원은 2명이 늘어 현재 총 9명이 됐다.

적시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은 이 회사는 매출액이 2011년 19억원에서 지난해 25억원으로 20% 이상 급증했다. 원활한 자금 회전으로 안정적 사업 확장은 물론 생산 능력 증가로 신규 거래처도 5곳이나 확보했다. 정책자금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최정훈 대표는 "현대차 등 완성차업체의 1차 벤더들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지난해 자동차 산업의 성장기를 맞아 우리 회사도 수주물량이 늘게 됐다"며 "하지만 설비 투자를 늘리고 운전자금을 확보하기에는 돈이 부족했는데 소공인특화지원자금이 단비 역할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원자금 일부는 운영자금으로, 일부는 기계 구매하는 비용으로 사용했다"며 "설비가 늘어 종업원도 늘고 매출도 증가해 큰 도움이 됐다"고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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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체 소공인특화자금 규모는 지난해 650억원에서 대폭 늘어난 3,000억원이다. 이 자금은 융자금으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재무구조와 담보력이 취약한 소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뿌리산업 등 제조업에 종사하는 10인 미만의 소규모 기업만을 대상으로 하며, 한도는 올 하반기부터 최고 5억원 이내, 대출 기간은 5년(거치기간 2년 포함)이다. 행정 인력이 부족한 소공인의 편의성을 고려해 신청서를 간소화했고 접수는 수시로 받는다.

영세하고 재무구조가 취약한 소기업의 특성을 고려해 운영방식도 기존 정책자금과 차이를 뒀다. 심사 때 부채비율을 따지지 않으며 기술사업성 등 현장 중심 평가로 융자 대상 업체를 선정한다.

또 '원포인트레슨' 도 병행한다. 실사 때 업종 전문가가 생산기술, 생산공정, 레이아웃, 세무·회계, 정책소개, 기타 등 분야에 대해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 및 취약점의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것.

비오비테크도 특화자금뿐만 아니라 원포인트레슨을 통해 프로젝트 전략 방향 도출, 개선 방안 및 세부실천과제, 생산관리방안 등을 진단받았다. 또 중진공의 소개로 일본 기후현 부품구매 상담회에 참가, 일본 완성차 협력업체와 사업을 논의하는 기회까지 얻게 됐다.

최 대표는 "이번 기회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지금은 1차 협력업체에 납품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제품 생산, 조립까지 다하는 1차 벤더가 돼 직접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고 해외로도 진출할 것"이라고 포부를 나타냈다.

비오비테크를 비롯해 특화자금을 지원받은 업체들의 만족도는 꽤 높다. 지난해 융자 대상기업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6.9%가 특화자금이 절차 간소화, 지원조건 우대 등 소공인의 특성을 잘 반영해 설계됐다고 응답했고, 고객만족도도 96.3점으로 매우 높게 집계됐다.

중기청 관계자는 "그동안 소상공인 정책이 소상인 분야에 치우쳐 있었는데, 이제부터는 소외돼온 소공인들을 위한 지원 정책을 발굴하고, 특화자금 지원을 통해 자금 문제가 원활히 해결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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