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국회의원이 또 한 명 배출될 수 있을까.
오는 12월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ㆍ보궐선거에 최광식 문화부 장관의 출마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 장관 직전에 국회의원에서 문화부 장관으로 변신했던 정병국 의원과는 정반대로 현직 문화부 장관에서 국회의원으로 나가는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 요즘 문화예술계에서 화젯거리다. 앞서 역대 최장수 문화부 장관을 지냈던 유인촌 전 장관, 박선규 차관 등의 경우 현직시절 국회의원 후보로 거론됐거나 출마한 전례가 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는 점에서도 최 장관의 시도가 관심을 모은다.
문화부 내부에서는 벌써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새 후임 장관 인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대학교수였던 최 장관이 지난 2008년 국립중앙박물관장, 2011년 2월 문화재청장, 그해 9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으로 고속 승진하면서 적응력이 남달랐고 최근 런던올림픽 성적도 호재로 평가 받는다.
이 와중에서 최 장관의 선택에 주문하고 싶은 키워드들은 '책임감', 재임 중 행동과 발언에 대한 '남자의 무게감'같은 것들이다. 최 장관은 취임일성으로 "한류장관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고 그동안 이례적으로 문화 전분야에 걸쳐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될 중ㆍ장기 계획까지 쏟아내왔다. 최근 파주출판단지까지 방문해 새 정부 몫인 '인쇄문화산업진흥 5개년 계획'을 발표한 것은 작은 사례에 불과하다. 한 참석자가 "단군이래 처음으로 인쇄인들과 자리를 함께한 장관"이라고 덕담까지 했던 자리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도, 실언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한류 열기는 최 장관의 취임 당시보다 더 퇴조한 감이 있다. '한류장관 최광식'과는 거리가 먼 상황인 셈이다.
최 장관이 자신이 해왔던 발언들을 뒤로 한 채 또다시 새 길을 떠날 것인가는 다양한 여건이 융합돼야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 장관이 이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결국 '한류장관'으로 불러달라고 말했던 그 '초심(初心)'이 아닐까 싶다. 인간이 성공의 길을 걷는 과정에서 빼어난 현실 적응력도 좋지만 때로는 우직한 의리, 책임감 같은 도리가 더 중요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최 장관의 선택이 주목 받는 이유는 그런 가치들에도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