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26일 오후 회동을 갖고 28일 국회 본회의 의사일정 협의에 나섰지만 서로 간 입장차만 확인한 채 헤어졌다. 새누리당은 지난 12일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않은 54개 법안을 이번 본회의에서 모두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새정연은 문 장관의 해임건의안 상정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다른 의사일정도 합의하기 어렵다는 방침 하에 대립하고 있다. 새정연은 문 장관이 잘못된 통계수치로 여론을 호도하는 등 공무원연금 개혁안 합의 파행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거취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는 강경한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이춘석 수석부대표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문 장관의 거취와 관련해 여당에서 진전된 입장을 보이지 않는다면 협의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민현주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원칙에 어긋난 것이어서 이런 선례를 남기는 것 자체가 안된다”며 “어떻게 모든 것을 다 공무원연금에 갖다 붙이냐”고 야당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5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가 결국 절충점 찾기에 실패할 경우 민생법안들은 또 다시 여야 정쟁의 희생양으로 표류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본회의에 부의된 54개 법안 외에 법사위 통과를 앞둔 50여개 법안 등도 처리를 기다리고 있어 이번 본회의 처리 예상 안건은 100개가 넘는다. 이중에는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을 완화하는 취업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 담뱃갑 경고그림 법안(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크라우딩 펀딩법 등 다수의 민생·경제활성화 법안이 포함돼 있다.
여야가 서로 간 기싸움을 벌이다 여론을 감안해 결국은 타협점을 찾게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문 장관 해임건의안이 여당으로선 받기 어려운 카드라는 점을 고려할 때, 새정연이 대여 압박용으로 시간을 끌다 결국 합의에 이르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새정연 원내 관계자는 “원내 전략상 여러가지 방안이 고려되겠지만, 결국 본회의를 앞두고 의사일정 합의가 이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