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민층 고용사정 갈수록 악화

올 상반기 증가세 0.9%P 떨어져

올 상반기 일자리 증가세가 지난해보다 둔화된 가운데 서민층의 고용사정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에 일자리 증가세가 다소 회복되더라도 정부가 당초 목표한 40만개 일자리 창출은 어려울 전망이다. 황수경정성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은 4일 월간지 ‘노동리뷰’ 8월호에 기고한 ‘최근 고용동향과 2005년 하반기 고용전망’ 보고서를 통해 상반기 고용사정이 매우 불안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3%에 그치면서 취업자 증가율은 1.2%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에 비해 0.9%포인트 하락했다. 그나마 늘어난 일자리도 정부의 조기 예산집행에 따라 일용직, 주당 30시간 미만 단시간 취업자 등이 증가한 데 힘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1ㆍ4분기 0.6%였던 취업자 증가율이 2ㆍ4분기 1.7%로 급증했지만 이는 전 분기 0.1% 감소에서 2ㆍ4분기 4.9% 증가로 돌아선 일용직 일자리 창출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됐다. 취업시간별로 보면 상반기 주당 1~17시간 취업자는 16.4%, 18~26시간 취업자는 11.2%씩 늘어나며 아르바이트나 파트타이머 등 단시간 근로가 확산됐다. 일시 휴직자도 12.7%나 늘어 고용불안 계층이 증가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고용비중이 큰 제조업 취업자가 상반기에 0.8% 줄어들었으며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과 건설업 등 서민층이 주로 종사하는 일자리도 각각 1.2% 및 1.0%씩 감소했다. 반면 고용비중이 낮은 운수창고 및 통신업, 부동산 및 사업서비스업에서 일자리가 늘어났다. 보고서는 취업자의 19.0%를 고용하는 제조업의 고용이 지난해를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고용 없는 성장’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자들은 하반기에는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경제활동참가율이 상반기 61.8%에서 62.4%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취업자 증가율은 지난해(1.9%)보다 다소 낮은 연간 1.6%로 새로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31만5,000개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올 연간 실업률도 지난해보다 0.2%포인트 높은 3.7% 수준에 달해 고용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 지원정책이 일정 정도 양적 고용확대에 기여하고 있지만 민간 부문의 성장동력을 살리지 못하는 한 양질의 일자리 만들기는 여전한 과제로 남는다”고 평가했다. 연구자들은 “성장동력의 복원이나 고용창출구조의 재편 같은 근본적인 고민을 담은 고용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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