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발전은 현대 세계의 불가사의 중 하나다"
호주에서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채널9 TV의 인기 시사프로 '60분'이 36시간마다 대형 유조선이나 컨테이너선을 1척씩 만들어내는 세계 1위의 한국 조선업을 특집으로 다루며 일제의 압제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선한국의 업적을 이같이 극찬했다.
이 방송이 매주 일요일 오후 8시에 방영하는 이 프로는 지난 21일 방송분에서 20분에 걸쳐 '쉽 어이(Ship ahoy)'(어어이 하고 배를 부르는 소리)란 제목으로 인기진행자 리처드 칼튼 씨가 대우조선의 산증인인 엔지니어 피터 바솔로뮤 씨와 함께대우조선소를 돌아보며 대담하는 형식으로 한국 조선업의 발전상을 소개했다.
25일 동포인터넷신문인 호주온라인뉴스(대표 박원근)에 따르면 칼튼 씨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볼 만한 장관을 연출하는 최고의 조선소를 소개한다"면서 "한국에서는 36시간마다 새로운 대형 유조선이나 컨테이너선이 진수되면서 1억달러 이상씩 벌어들이고 있다. 호주가 세계 13위인 데 비해 한국이 10위의 경제대국이 된 것은 놀라운 업적이며 현대 세계의 불가사의 중 하나"라는 찬사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그는 "30년 전만 해도 생산물이 쌀 정도에 불과했던 한국이 이제는 매년 200여척의 대형선박을 생산해 내는데 지난해에는 일본을 제치고 271척이나 건조해 하루반 만에 1척씩 만들어 냈으며 올해도 상당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바솔로뮤 씨는 "1970년대 말 내가 이곳(거제도 옥포)에 왔을 땐 작은 어촌이었고 뒤쪽에는 논과 밭이 있었다"고 회상하면서 거대한 조선소 건설 등 한국 조선업의성공 요인으로 한국인이 문화적으로 모험심이 강한 것과 정신적으로는 교육과 근면을 최고의 가치로 중시하는 유교적 윤리를 들었다.
칼튼 씨가 한국인의 90%가 가정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하고 80%가 휴대폰을사용하며 정보통신과 조선업 등 여러 부문에서 한국이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하자 바솔로뮤 씨는 "한국인들에게는 '이웃 섬나라 일본이 성공할 수 있다면 우리가못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그들보다 낫다'는 정신과 함께 엄청난 추진력과 성공의의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칼튼 씨는 바솔로뮤 씨와 함께 다른 곳에서 생산된 부품들을 조선소로 가져와조립하는 과정, 주중에 작업을 마치고 주말에 완성된 선박이 놓인 드라이(乾式)독에물을 채워 바다로 떠내려 보내 다음주에는 또 다른 선박을 건조할 수 있게 만든 운영방법 등을 소개하고 '저스트 두 잇(just do it)'이란 광고문구를 이용하는 나이키에 빗대어 한국을 "나이키 국가"로 부르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세계 최대의 조선.해운 브로커인 클락슨사의 선박 매매 대리인인 팀 헉슬리 씨는 "대형유조선 1척에는 3만t의 철강이 소요되고, 철강 1t을 생산하려면 철광석 2t이 필요해 결국 철광석 6만t이 들어간다"면서 "이는 호주경제에 350만달러의수출효과를 가져오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드니 주재 총영사관(총영사 김창수) 측은 "채널9의 `60분' 프로가 500만명 이상이 시청하는 최고 인기 프로"라며 "인기 프로에서 한국에 대해 호의적으로 보도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흐뭇해했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