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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라인강변처럼 울창한 숲을 조성하기 위해 서울 한강변 13곳에 여의도공원 5배(104만7,000㎡) 규모의 한강숲을 조성한다. 지금까지 한강변 개발이 시민 접근성과 이용콘텐츠 다양화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앞으로는 한강숲 복원과 같은 자연성을 회복하는 장기계획을 추진하게 된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밤섬 람사르습지에 인접한 이촌권역에 대한 사업을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31일 서울시는 '두모포에 큰 고니 날아 오르고, 아이들이 멱감는 한강'을 주제로 한 '2030 한강 자연성 회복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지난해 발표한 기본구상을 구체화한 것이다.
서울시는 한강시민위원회와 시민단체, 전문가 등 각계 분야 의견수렴 거쳐 대상지와 세부내용을 확정하고 2030년까지 9개 정책과제 20개 사업을 단기와 장기로 나눠 추진할 계획이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한강변에 나무를 집중적으로 심어 여의도공원 5배 규모에 이르는 울창한 한강숲 13곳을 조성하게 된다. 형태는 생태숲과 이용숲, 완충숲 등 3가지다. 생태·이용숲은 여의도·잠원·잠실·반포·난지 5개소 22만5,000㎡, 완충숲은 8개 지구에 82만2,000㎡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생태숲은 둔치면적의 11.7%를 차지할 전망이다. 나무심기에는 1기업 1한강숲과 같은 민간기업 기부 등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생태숲은 접근성이 떨어지는 한강 수변에 버드나무, 갈대 등 생태복원 위주로 조성된다. 이용숲은 시민 접근성이 좋은 둔치에 느티나무, 조팝나무와 산책로가 있는 시민이용 녹음숲으로 조성한다. 완충숲은 강변도로변 아래 완충지대에 조성된다.
자연스런 토사 퇴적이 가능한 탄천·중랑천·여의도샛강 3개 지천 합류부는 생태거점으로 집중 조성해 곤충, 양서·파충류, 어류, 조류 등이 살 수 있게 하고 주변에 관찰 데크를 조성해 시민생태학습장으로 만든다. 이촌이나 반포천 등 '천변습지'는 생물서식처 복원이 이뤄진다.
강변도로로 단절된 한강 생태축을 하나로 연결해 생물다양성을 유도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지금은 모습을 찾기 힘든 큰고니나 황복, 꼬마물떼새 등 7종이 자연성 회복과 함께 한강을 다시 찾게 될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비가 오면 강변도로에 쌓인 먼지, 타이어 가루 등이 그대로 한강으로 유입돼 발생하는 수질오염을 개선하기 위해 한강으로 연결되는 도로 하단 800곳에 자갈과 식물 등 자연정화시설을 설치한다.
특히 밤섬 람사르습지에 인접한 이촌권역에서는 인공호안을 자연형 호안으로 바꾸고 천연습지를 조성하는 사업이 연내 구체화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한강숲 조성사업'과 '이촌권역 자연성 회복사업'을 중점 추진한다"며 "여의도, 이촌, 강서한강공원 등 6개 지역에 걸쳐 시민과 함께 봄철과 가을철에 수목 21만주를 식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영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한강 주변지역의 여건과 강변도로, 제방과 같은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사회·경제적 수요, 홍수방어, 수자원 확보, 공원이용 등을 고려하되,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한강 생태의 건강성을 되찾는 것이 이번 계획의 핵심"이라며 "자연성 회복은 자연에 인위적인 변화를 주는 것이 아니라, 하천 스스로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순응적인 방법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추진대상지와 세부내용 등은 단기(2014년~2018년), 중기(2019년~2023년), 장기(2024~2030년)계획으로 나눠 추진한다. 단기계획의 경우 연차별 상세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주요 실행과제는 투자심사 등 관련 절차를 걸쳐 예산사업에 반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