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필드에 복귀한 '양박(兩朴)'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박지은(26.나이키골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프랭클린의 밴더빌트레전드골프장 아이언호스코스(파72.6천458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프랭클린아메리칸모기지챔피언십(총상금 100만달러) 첫날 2언더파 70타를 쳐 선두 크리스 채터(미국. 69타)에 1타 뒤진 공동2위를 달린 반면 박세리(28.CJ)는 9오버파 81타로 부진, 하위권으로 처졌다.
지난달 28일 나비스코챔피언십이 끝난 뒤 한달 동안 허리 통증 치료에 매달렸던 박지은으로서는 산뜻한 복귀 신고.
실전 감각이 다소 떨어진 탓에 퍼팅이 따라 주지 않았을 뿐 박지은은 아이언샷이 그린을 벗어난 것이 단 2차례에 불과할만큼 정확한 샷을 선보였다.
강한 바람이 몰아친 가운데 10번홀에서 출발한 박지은은 14번홀(파5)과 15번홀(파4) 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렸고 17번홀(파4)에서 1타를 더 줄여 선두를 질주했다.
7개홀 동안 파행진을 이어가던 박지은은 7번홀(파5) 보기로 삐끗했고 8번홀(파4)버디에 이어 9번홀(파4)에서 1타를 잃어 선두를 채터에게 양보했다.
9번홀에서 샷이 빗나가자 캐디백을 발로 차는 등 신경질을 내기도 했던 박지은은 "아픈 허리가 이제 말끔히 나았다"며 "이 대회를 고대했다"면서 우승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더구나 선두에 나선 채터가 92년 단 한차례 우승했을 뿐 18년 동안 한번도 상금랭킹 10위 안에 들어보지 못했던 선수여서 박지은은 복귀 무대에서 시즌 첫 우승컵을 따낼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박지은으로서는 같은 공동2위에 오른 크리스티 커(미국), 그리고 1타 뒤진 공동5위에 포진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고국 선배 한희원(26.휠라코리아), 그리고김초롱(21) 등이 경계 대상.
올해 5개 대회에서 3차례 '톱10'에 오르며 강호로서의 면모를 굳히고 있는 한희원은 보기 3개가 나왔지만 버디 4개를 수확하며 선두권에 나섰고 김초롱은 버디 3개,보기 2개를 교환하며 상위 입상의 발판을 마련했다.
버디 1개, 보기 1개의 단출한 스코어카드를 적어낸 김미현(28.KTF)은 이븐파 72타로 선두와 3타차 공동12위를 달렸다.
신인왕을 향해 뛰고 있는 임성아(21.MU), 조령아(21)도 이븐파 72타를 치며 나름대로 선전했다.
그러나 슬럼프 탈출을 겨냥해 박지은과 같이 한달 동안 필드를 떠나 있었던 박세리는 9오버파 81타라는 어이없는 스코어로 복귀식을 마쳤다.
고질병인 드라이브샷 난조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은 박세리는 그린 적중률이 33.3%에 그쳐 버디 찬스는 거의 잡아보지 못했다.
버디없이 더블보기 2개와 보기 5개를 쏟아낸 박세리는 컷오프를 걱정해야할 처지가 됐다.
박세리는 "지난 한달간 부단히 노력하고 나왔지만 자신감을 아직 찾지 못했고비.바람때문에 복귀 무대 여건도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팬들과 소속사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조급함도 없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예전의 감각을 회복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더욱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