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간의 법조생활을 마감하는 가재환 사법연수원장이 6일 590여 연수원생을 대상으로 한 「법조책임론」 마지막 수업 후 원생들의 뜨거운 박수를 뒤로 하고 강의실을 나섰다.지난 94년 7월 취임, 5년간 연수원을 맡아온 賈원장은 『임기 동안 가장 힘썼던 일은 연수원생 숫자 증가에 걸맞는 교육수준의 질적 향상이었다』고 말했다. 법률서비스 개선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사법고시 합격자 증원방침에 따라 연수원의 기존 체제를 개편하지 않고선 1,000명이 넘는 원생들을 제대로 교육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賈원장은 임기 중 적지 않은 어려움도 겪었다. 그는 특히 『96년 정부의 로스쿨 설치계획이 가시화하면서 사법연수원의 존립기반이 흔들리기도 했다』며 『당시 로스쿨이 한국실정에 적합한지의 여부를 놓고 벌인 논란은 아직도 생생하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또 그는『97년부터 연수원에 도입된 미국식 로스쿨제도가 이젠 정착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법조생활 36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는 賈원장에게도 아쉬운 부분은 없지 않다. 그는『법조인 양성의 중요성이 일반대중에 널리 확산돼 있지 않다』며 『이같은 풍토에서 정부 투자의 확대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생계를 위해 법원과 검찰을 떠나는 판·검사가 늘고 있다』며 이는『법률서비스의 질적 저하와 국민들의 법조 불신을 낳게 된다』고 우려했다.
賈원장은 또 중산층을 위한 법률서비스 개선방안과 관련해 『연수원을 마친 후 일정기간 법조 내에서 국가에 봉사토록 해 서민들이 저렴하면서도 질높은 법률서비스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賈원장은 『은퇴 후 2002년 법률시장 개방으로 본격적인 변화의 물결에 직면하게 된 로펌 등 변호사 업계의 대응에 동참하고 싶다』고 말해 변호사로 활동할 뜻을 내비쳤다.
홍수용기자LEGMA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