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은 3년 이상 코스피 기준 1,700~2,100선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던 고객들도 투자기간 대비 부진한 성과에 대해 크게 실망하고 있다. 코스피 2,000선 이상에서 지속적으로 펀드 환매가 진행되는 것은 이러한 현상의 한 단면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펀드별로 투자 결과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최근 2년 운용 성과가 50%대를 넘는 펀드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벤치마크 지수인 코스피를 현저히 밑도는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도 있다.
그렇다면 수익률이 우수한 펀드는 어떻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한 질문에 앞서 필자는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한국 증시의 장기투자 매력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최근 한국 증시는 변동성을 줄이면서 장기적인 접근이 가능한 투자대상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급적인 측면으로 볼 때 연기금은 장기적인 수요 기반을 제공하면서 경기에 따른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시중금리 하락으로 인해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의 자본이득 이외에 안정적인 배당소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또 코스피는 현재 장부가치 수준을 유지하면서 10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1.2배 대비 저평가돼 있다. 한국 증시의 장기투자 매력은 아직도 충분하다.
그럼 장기투자에 적합한 주식형 펀드의 조건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지만 일관된 운용철학 및 우수한 종목선정에 의한 검증된 장기 운용성과 위기시 수익률 관리, 기업가치 재평가를 통한 시장 상황대응으로 정의할 수 있다.
장기투자에 적합한 펀드는 첫째 시장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일관된 운용철학을 고수해 우수한 장기 운용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펀드의 성공확률은 70% 이상으로 우수한 종목선정 능력을 가지고 있다.
둘째 위기에 강한 하방 경직성을 보여 주고 있다. 가치투자는 위기상황에서 하방 경직성을 통한 방어적인 성과를 보일 뿐 아니라 시장 반등과정에서 빠른 성과회복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본이득뿐 아니라 꾸준한 배당재투자로 인한 장기성과 개선 추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장기투자자에 있어 배당 재투자 효과는 투자 수익률을 배가시키는 핵심요소다.
셋째 전통적인 가치투자전략을 유지하면서 저평가 종목을 얼마나 잘 찾아낼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최근 시장은 저성장·저금리 시대를 맞아 배당 및 우선주에 대한 가치 재평가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읽고 구조적 성장이 기대되는 저평가 우선주에 대한 투자확대로 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한 펀드들도 있다. 한국 경제는 폭발적 성장기를 마감하고 안정적 성숙기로 진입했기 때문에 꾸준한 운용성과를 위해서는 배당성향 등 주주이익 환원율이 개선되는 종목에 관심을 둬야 한다. 현재 보통주 대비 우선주 괴리율은 약 59.5%이며 점차 보통주와 우선주의 차이는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펀드가 이런 저평가 주식들을 얼마나 잘 선택해서 보유하고 있는지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투자를 위해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