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약효, 체질·인종따라 큰차이

올7월 의약분업을 앞두고 언론을 통해 「약효의 동등성」이라는 말이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약효의 동등성이란 무엇일까. 말 그대로 제약사가 다르더라도 약의 효능은 같다고 인정되는 치료제를 말한다.하지만 약효의 동등성은 「엄밀한 의미에서」 임상의학적 측면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 같은 약이라도 인종이나 동물간에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의 경우 신경계에 작용, 여러가지 부작용을 일으키지만 하등동물에는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니코틴의 반응이 가장 확실하게 나타나는 생물은 고등동물이다. 가지과 식물에 속하는 「미치광이 풀」은 인간이 먹으면 강한 독성으로 정신착란이나 의식까지 잃지만 토끼는 아무리 먹어도 문제가 없다. 토끼 몸은 아트로핀(미치광이 식물에 들어 있는 성분)을 분해하는 효소를 분비하기 때문이다. 모르핀 역시 인간이나 개가 맞으면 진통작용이나 잠들게 한다. 하지만 고양이나 말은 잠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흥분을 한다. 서구 일부에서는 해열진통제 「아미노피린」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백인들의 경우 황인종이나 흑인종과 달리 혈구(血球)를 만드는 작용을 크게 방해한다는 임상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것은 종차(種差·사람과 동물)와 마찬가지로 사람도 종족에 따라 약의 효능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학자들은 유전적 요인이 많이 작용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아니다. 또 말라리아 치료제 「프리마킨」은 백인이나 황인종보다 흑인에게 강한 독성을 보이고, 천식치료제 「에페드린」은 백인에게는 효과가 뛰어나지만 흑인은 거의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 최근 일부 의학자들은 동물도 무엇으로 시험을 하느냐에 따라 시간을 달리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를들면 쥐실험의 경우 주간보다 야간에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쥐가 야행성 동물이라는 점을 고려해서다. 박상영기자SANE@SED.CO.KR 입력시간 2000/04/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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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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