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 파크의 바스켓볼 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3ㆍ4위전에서 2차 연장 끝에 29대31로 져 동메달을 놓쳤다. 지난 2004 아테네 대회 은메달, 2008 베이징 대회 동메달에 이어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따려던 계획이 좌절된 것이다. 하지만 여자 핸드볼은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은메달을 따낸 이래 8회 연속으로 4강에 오르며 '영원한 강국' 이미지를 굳혔다.
한국은 2008 베이징 올림픽을 끝으로 선수 구성이 대거 물갈이되면서 런던 올림픽 전망은 사실 밝지 못했다. 세계선수권 1~4위 팀인 노르웨이ㆍ프랑스ㆍ스페인ㆍ덴마크와 같은 조에 포함돼 최악의 경우 8강도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김정심(36ㆍSK루브리컨츠), 우선희(34ㆍ삼척시청) 등 베테랑을 축으로 똘똘 뭉치면서 당당히 조 2위(3승1무1패)로 8강에 올랐다. 올림픽 본선에서 한 차례도 이겨보지 못했던 덴마크를 눌렀고 세계 최강 노르웨이를 맞아 값진 무승부를 거뒀다. 문제는 부상 악령. '에이스' 김온아(인천시체육회)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부상을 입어 사실상 전력에서 이탈했고 4차전에서는 정유라(대구시청)마저 드러누웠다. 경기를 치를수록 가용할 수 있는 선수가 한 명씩 줄어드는 상황. 최종 3ㆍ4위전에서는 더 이상 짜낼 힘도 없었다. '부상만 없었다면…' 하는 짙은 아쉬움에 선수들은 경기 후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세계랭킹 15위의 여자 배구는 11일 일본(5위)과의 3ㆍ4위전에서 0대3(22대25 24대26 21대25)으로 졌다. 1976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후 36년 만의 영광을 재현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조별리그에서 2008 베이징 올림픽 우승팀 브라질을 3대0으로 꺾고 8강에서 세계 4위의 이탈리아를 3대1로 눌렀던 대표팀은 서브 리시브 불안 탓에 일본을 넘지 못했다. 팀은 졌지만 이날 22점을 올린 주포 김연경(24)은 총 207점으로 미국의 데스티니 후커(161점)를 46점차로 멀찍이 따돌리고 올림픽 득점왕에 올랐다. 김연경은 "져서 많이 아쉽지만 4강은 기적이면서 우리의 실력이기도 하다"며 "4년 뒤 다시 뛰게 된다면 충분히 (메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